서울 성수동의 올리브영N 성수 매장은 인기 K-뷰티 브랜드를 체험하려는 MZ세대 외국인 관광객으로 붐빈다. 이들은 올리브영이 엄선한 K-뷰티 큐레이션을 즐기고, 매장에서 인증샷을 남기며 즐거운 추억을 남긴다. 명동의 다이소 매장도 외국인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다. 문구, 의류 등 다양한 제품이 있지만 특히 뷰티 코너에 발길이 이어진다. 이들은 휴대전화에 저장해 둔 쇼핑 리스트를 보고 화장품을 신중히 골라 담는다.
전세계적인 K-뷰티 열풍이 한국 관광 트렌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개별 관광을 즐기는 MZ세대 외국인들은 면세점이나 백화점보다는 올리브영과 다이소를 들러 한국의 로컬 K-뷰티 브랜드를 구매한다. 올리브영은 외국인 비중이 높은 지역에 특화 매장을 내고 있으며, 시코르도 서울 관광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을 출점하고 나섰다. 올리브영 대항마로 부상한 다이소 역시 5000원 이하 초저가 뷰티 라인업을 지속 확장하고 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올리브영 전국 오프라인 매장에서 발생한 방한 외국인 누적 구매 금액은 1조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전환기에 접어든 2022년 연간 실적과 비교하면 약 26배 성장한 규모다. 당시 전체 오프라인 매출의 2% 수준이던 외국인 매출 비중은 2023년 처음으로 10%대에 진입했으며, 올해 처음으로 25%대를 넘었다.
특히 올리브영에서 구매하는 외국인의 약 40%가 2곳 이상의 매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 동선 곳곳에 위치한 복수의 매장을 옮겨 다니며 서로 다른 콘셉트의 공간 구성과 상품 큐레이션을 입체적으로 즐기고 있는 것이다.
올리브영은 상권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타운 매장과 지역 특성을 반영한 특화 매장을 전국 각지에 구축한 점이 모객에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올리브영은 2023년 11월 글로벌 특화 매장인 ‘올리브영 명동 타운’을 리뉴얼 오픈하며 외국인 소비자 공략을 본격화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서울 성수동에 첫 혁신매장 올리브영N 성수를 여는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오픈 후 1년간 성수동 연무장길 일대를 방문한 외국인 4명 중 3명이 해당 매장을 찾았고, 성수 지역 외국인 카드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는 프리미엄 뷰티 편집숍 시코르도 올해 들어 서울 주요 상권에 매장을 연이어 오픈하며 K-뷰티 시장에서 볼륨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시코르는 지난 5일 명동점을 오픈했으며, 오는 11일에는 홍대점을 개장한다. 지난 7월 강남역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에 이어 한국에서 가장 외국인이 많이 몰리는 상권으로 영역을 넓힌 것이다.
시코르의 외국인 매출은 올해 들어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리뉴얼한 AK홍대점 올해 1~10월 외국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7% 성장했다. 지난 7월 오픈한 강남역점도 10월까지 외국인 매출이 20% 이상 늘었다.
새롭게 문을 연 명동점과 홍대점은 시코르 전 지점 중 최대 규모의 브랜드 라인업을 구성했다. 총 230여개 뷰티 브랜드를 선보이며 인디 브랜드 전용 존도 별도 조성했다. 명동점은 립&치크바, 홍대점은 K-퍼퓸 스테이션 등 차별화 공간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5000원 이하 초저가 뷰티 열풍을 선도하는 다이소 역시 외국인들의 필수 관광코스로 자리매김했다. 다이소 전 매장의 10월 해외카드 결제금액은 전년 동월 대비 약 40% 신장했다. 특히 뷰티 상품에 대한 호응이 폭발적인데, 다이소는 K-뷰티 제품의 소용량 버전을 다양하게 선보여 입소문을 타고 있다. 다이소에 입점한 뷰티 브랜드 수는 100여개로, 총 1100여종이 운영되고 있다. 2년 전인 2023년 11월(59개 브랜드, 446종 상품)과 비교하면 규모가 2배가량 늘었다.
다이소를 필두로 편의점도 소용량 가성비 콘셉트의 화장품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그 결과 CU의 전년 대비 화장품 매출 신장률은 2023년 28.3%, 지난해 16.5%, 올해 1~11월 21.4%를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성비에 힘입어 CU의 화장품 매출 중 약 70%를 1020세대가 차지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세계적인 한류 열풍으로 한국인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뷰티 제품에 대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K-뷰티가 더욱 주목받을 수 있도록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서비스를 차별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