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국제 금값이 22일 12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은값은 금보다 낙폭이 더 컸다. 향후 금 시세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이날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산하 금속선물거래소 코멕스(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장보다 5.7% 떨어진 온스당 4109.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 현물가격은 이날 장중 한때 6.3% 내린 온스당 4082.03달러까지 급락했다. 이는 2013년 이후 일간 기준 최대 하락률이다.
국제 금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60% 가까이 상승해왔다. 전날에도 현물 기준으로 온스당 4381달러선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이러한 랠리 상황에서 미국 기업들의 3분기 호실적으로 투자심리가 회복된 점 등이 안전자산 선호심리 약화로 이어지며 단기적 차익 실현 성격의 매도세를 촉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과 함께 올해 수익률 최상위권에 위치했던 은도 급락을 면치 못했다. 12월 인도분 은 선물은 전장보다 7.2% 추락한 온스당 47.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발표를 앞둔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CPI는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향후 통화정책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의 경우,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아 미국의 실질금리가 하락하면 금값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금값 상승세가 꺾였다고 보긴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옥지회 삼성선물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고점 부담과 랠리 기대가 혼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과열 해소를 위한 건전한 가격 조정일 뿐 금, 은 등 귀금속 섹터의 방향성을 좌우하는 펀더멘털 훼손 가능성은 부재하다”고 판단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