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는 30대 A씨는 돌이 지난 딸을 데리고 주말마다 스타필드를 찾는다. A씨는 “아이가 어려 여행 가기에 부담이 있지만, 여름에 집에만 있을 순 없다”며 “가까운 곳에 쇼핑몰이 있어 다행이다. 시원한 곳에서 눈치보지 않고 식음료를 즐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폭염을 피해 백캉스(백화점+바캉스)를 즐기려는 소비자들의 발길을 이끌기 위해 국내 주요 백화점들이 이색 콘텐츠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인기 지식재산권(IP)의 굿즈 등을 판매하는 팝업스토어(임시매장)는 단기간에 집객 효과를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백화점의 효자 아이템이 됐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폭염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지난달 백화점 3사 방문객 수는 10%대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달 1일부터 17일까지 방문객 수를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한 결과, 롯데백화점은 10%, 신세계백화점은 14%, 현대백화점은 10% 각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여름이면 더위와 장마를 피해 실내 쇼핑몰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만큼 각사는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강남점에서 지난 1일부터 진행하는 팝마트 특별 전시회 헬로문(HELLO, MOON)은 매일같이 인파가 모이고 있다. 팝마트는 최근 전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킨 라부부를 비롯해 다양한 캐릭터 아트토이를 판매하는 브랜드다.
오는 12일까지 열리는 헬로문 팝업스토어에서는 팝마트의 인기 캐릭터 몰리 시리즈 중에서도 우주 콘셉트의 확장된 세계관을 담은 메가 스페이스 몰리를 소개한다. 메가 로얄 몰리 벨벳, 메가 스페이스 몰리 로보 등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다양한 메가 컬렉션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몰리뿐 아니라 팝마트의 다양한 캐릭터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매일 한정 수량만 만나볼 수 있기 때문에 온라인 방문예약 시스템에서 황금시간대는 모두 매진됐다.
아울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도심 속 휴식을 제공하기 위해 칵테일바 ‘슈퍼스타 by 폴스타’를 정식 오픈했다. 국내 백화점 시설에 칵테일바가 정규 매장으로 들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칵테일과 위스키를 고급 레스토랑 메뉴와 함께 즐기고, 바텐더의 퍼포먼스를 감상하며 해외 고급 휴양지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얻을 수 있다.

현대백화점은 여름마다 해외 유명 휴양지를 테마로 전국 매장을 꾸며 방문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에는 이탈리아 남부 휴양지 포지타노를 선택했고, 올해는 하와이 마우이섬으로 변신했다. 특히 더현대 서울의 경우 오는 17일까지 실내정원 사운즈포레스트에서 최대 7.5m 높이의 야자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하와이풍 상점들을 즐길 수 있는 공간 연출을 선보인다.
최근에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게임∙창작 플랫폼 로블록스의 국내 첫 오프라인 팝업스토어가 열려 어린이와 부모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곳에서는 로블록스 게임을 즐기고, 각종 캐릭터 굿즈를 구매할 수 있다. 지난달 4일 시작된 사전 등록은 하루 만에 전 회차가 매진됐고, 현장은 오픈 전부터 대기열이 형성됐다.
롯데백화점은 타임빌라스 수원, 롯데몰 김포공항, 롯데몰 수지 등 쇼핑몰 3개점에서 여름 쇼핑 축제 서머 시그널을 개최한다. 다채로운 체험형 콘텐츠를 통해 쇼핑 이상의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취지다. 또한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는 취미가전 대표 브랜드 샥즈와 로지텍의 체험형 팝업스토어가 열린다. 샥즈는 오픈형 스포츠 이어폰 오픈닷원을 소개해 러너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로지텍은 타자왕 대회와 게이밍 스톱워치 이벤트 등으로 즐거움을 선사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팝업스토어는 백화점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콘텐츠로 떠올랐다”며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유명 IP와의 협업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