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내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가 전사공통재원 활용안을 교섭 안건에 포함해달라는 동행노조의 요구를 거부했다. 사측과의 사후조정을 앞두고 새로운 요구안을 추가할 경우 교섭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는 이날 삼성전자 3대 노조인 동행노조에 공문을 보내 전사공통재원 활용안 요구를 이번 교섭 안건에 포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동행노조는 DX부문 직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비반도체 분야 노조다.
앞서 동행노조는 지난 8일 초기업노조에 공문을 보내 오는 11~12일 진행되는 사후조정에서 전사공통재원 활용안을 다뤄달라고 요구했다. 영업이익 기준 최소 1% 이상을 전사공통재원으로 활용해 사업부 간 성과급 격차를 완화하자는 취지다.
동행노조는 이와 함께 고정시간 외 수당 폐지 등 공동교섭단 내 별도 요구안 15건이 배제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전사 차원의 특별성과급 지급도 요구안에 반영해달라고 했다.
그러나 초기업노조는 안건 추가가 오히려 사측에 빌미를 줄 수 있다고 봤다. 초기업노조는 공문에서 “안건을 추가하는 것은 사측에 불성실 교섭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며 “기존 요구안에 대해 수준을 낮추라는 명분으로 작용해 교섭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다만 초기업노조는 DX부문 조합원 확대가 이뤄질 경우 해당 안건을 추후 공식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초기업노조는 “DX부문 가입률이 50%에 도달하면 DS부문 조합원 설득과 조율 과정을 거치더라도 반드시 확정 안건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초기업노조는 노조 간 단일대오도 강조했다. 공문에서 “노조의 단일화된 목소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과반수 노조가 갖는 상징성과 중요성을 동행노조 조합원에게 적극 전달해달라”고 요청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오는 11일과 12일 이틀간 사후조정 절차를 진행한다. 사후조정을 앞두고 초기업노조가 동행노조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노조 간 갈등은 커지는 양상이다.
최근 삼성전자 2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내부에서도 초기업노조에 위임한 교섭권을 회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초기업노조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 성과급 이슈에 집중하면서, 완제품 사업을 담당하는 DX부문 조합원 요구는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배경이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