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1분기 영업이익이 급감한 건 미국 관세 부담과 원자잿값 상승, 판매보증충당금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다. 매출은 소폭 늘며 1분기 기준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2조51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8% 급감했다. 당기순이익은 23.6% 줄어든 2조5849억원, 영업이익률은 2.7%포인트 하락한 5.5%을 기록했다.
수익성 악화의 배경으로는 미국 자동차 관세, 환율 상승에 따른 판매보증충당금 증가, 중동 정세 불안 등에 따른 글로벌 수요 둔화가 꼽힌다. 현대차는 이 같은 요인으로 전년 동기보다 영업이익이 1조원 이상 줄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65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상승했다.
원가 부담도 확대됐다. 1분기 매출원가율은 원자잿값 상승 영향으로 전년 동기보다 2.7%포인트 오른 82.5%를 기록했다. 미국의 15% 관세에 따른 비용은 총 8600억원으로 집계됐다.
판매는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현대차의 1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97만6219대로 전년 동기 대비 2.5% 줄었다. 국내 판매는 신차 대기 수요 영향으로 4.4% 감소한 15만9066대, 해외 판매는 시장 둔화 영향으로 2.1% 줄어든 81만7153대를 기록했다. 다만 미국에서는 24만3572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보다 0.3% 증가했다.
주요 시장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미국과 유럽 모두 부진했다. 미국 내 판매량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산업수요 감소로 1년 전에 견줘 5.5% 줄었다. 다만 같은 기간 도매 판매는 0.3% 증가했고, 시장점유율은 5.6%에서 6.0%으로 늘었다. 특히 고유가 영향 HEV 수요 증가에 따른 HEV 판매 성장에 힘입어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대 HEV 비중(24.8%)을 달성했다. 또 SUV 차종 판매 호조로 미국 시장 SUV 비중 75.2%를 기록했다.
유럽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했다. 경쟁 심화 및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에 따른 것이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차종 믹스 전략 최적화 통한 SUV 판매량이 3.6% 증가했다.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 투싼과 아이오닉 3을 출시하며 반격에 나선다는 각오다.
그나마 친환경차 판매가 증가한 게 위안거리다. 상용차를 포함한 1분기 친환경차 판매량은 하이브리드차 판매 확대에 힘입어 14.2% 증가한 24만2612대로 집계됐다.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9%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전기차는 5만8788대, 하이브리드차는 17만3977대가 팔렸다.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였고, 판매 비중 역시 17.8%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수익성 둔화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지배력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정학적 이슈 등에 따른 글로벌 수요 감소와 일회성 수익성 악화 요인에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4.6%에서 4.9%로 상승했고, 미국 시장 점유율도 5.6%에서 6.0%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향후 거시경제 불확실성 확대와 지정학적 리스크, 국가 간 무역 갈등 심화 등으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올해 출시 예정인 주요 신차를 중심으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고, 전동화 전환과 고부가가치 차종 확대, 지역별 맞춤형 전략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수익성 악화 요인을 만회하고자 비용 통제 기조도 강화할 계획이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