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금리·고물가·고환율까지 삼중고로 산업계가 신음하고 있다. 내수와 수출의 불확실성이 짙어지고 투자시장의 자금도 얼어붙었다. 하지만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나가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유례없는 위기에 주눅 들기보다 뚝심 있게 기술을 혁신하며 새로운 아침을 준비하고 있는 그들이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가 빛나는 아이디어로 주목받는 알짜배기 기업들을 만나본다.
최근 K-뷰티 열풍이 거세다. 한국산 화장품이 무서운 기세로 세계 곳곳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액은 102억 달러(약 14조원)로 프랑스·미국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K-뷰티는 최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을 타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4.6% 늘어난 55억1000만 달러(약 7조원)였다. 이는 반기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K-뷰티 열풍의 중심에는 인디브랜드(indie brand)의 약진이 자리하고 있다. 인디브랜드란 뷰티·패션 업계에서 새롭게 탄생한 독립·신생 브랜드를 가리킨다. 국내 뷰티 인드브랜드 제품들은 해외에서 큰 사랑을 받으며 K-뷰티 수출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화장품 수출의 68.2%는 중소기업이, 15.9%는 중견기업이 담당했다. 대기업 비중은 11.5%에 불과하다.
커머스 전문 기업 부스터스는 K-뷰티 인디브랜드의 대표주자다. 현재 압축·정리 솔루션 브랜드 ‘브랜든’과 글로벌 스킨케어 브랜드 ‘이퀄베리’를 운영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글로벌 진출 1년 반 만에 북미∙동남아∙오세아니아 등 세계 80개국으로 판로를 확대하고 올해 1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약 20배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해외에서 더 난리... K-뷰티 선두주자 이퀄베리
이퀄베리는 자연의 에너지를 가득 담은 성분이 주는 힘을 피부에 선사하는 스킨케어 브랜드다. 아름다움에 대한 다양성과 개성을 존중하며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뷰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브랜드 철학이다. 주요 제품으로는 ▲수영장 토너 ▲바쿠치올 플럼핑 세럼 ▲비타민 일루미네이팅 세럼이 있다.
K-뷰티 대표주자인 이퀄베리는 뛰어난 상품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뷰티시장을 홀리고 있다. 이퀄베리는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해외 진출에 최적화된 성분과 디자인을 갖춘 제품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1월 미국 아마존을 통해 첫 해외 진출에 나선 이후 단 1년 반 만에 북미, 동남아, 오세아니아 등 세계 각지로 수출 시장을 확대하며 빠르게 글로벌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부스터스는 현재 전 세계 200개국 이상에 제품을 배송하는 글로벌 뷰티 플랫폼 ‘예스스타일(YesStyle)’을 통해 서유럽∙중동∙오세아니아 등 여러 국가에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퀄베리는 글로벌 시장에서 우수한 상품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북미 아마존 입점 두 달 만에 토너 카테고리 14위에 오랐다. 또 올해 선보인 ‘바쿠치올 플럼핑 세럼’과 ‘비타민 일루미네이팅 세럼’은 출시 한 달 만에 북미 아마존 세럼 카테고리 톱(TOP) 100에 진입했다. 동남아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Shopee)’에서는 대표 제품인 수영장 토너가 필리핀∙싱가포르∙말레이시아 토너 카테고리에서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최윤호 부스터스 대표는 “이퀄베리는 제품 기획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을 고려한 성분 설계와 디자인 전략을 활용했다”며 “향후에는 현재 글로벌 뷰티 플랫폼을 통해 간접적으로 진출한 약 130개국에 대한 직접 유통 채널을 구축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확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해외에서 입지를 확고히 다진 뒤에는 내수 시장에도 진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오거나이저 절대강자 브랜든
국내 오거나이저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압축·정리 솔루션 브랜드 브랜든은 일상 속 정리와 수납이 주는 생산적인 가치를 믿으며 관련 전문 상품을 다루는 잡화 브랜드다. 파우치라는 익숙한 제품을 새롭게 재해석하며 국내 오거나이저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온 잡화 브랜드로 평가받는다.
2023년 여행·캠핑 시장 확대와 함께 본격적인 성장세에 들어선 브랜든은 고품질 원단과 차별화된 소재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대표 상품인 ‘부피순삭 압축 파우치’는 지퍼 하나만으로 짐의 부피를 절반 가까이 줄이는 혁신적인 기능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브랜든의 제품군은 여행 파우치와 집 안에서 이불·아우터 등을 효과적으로 정리 가능한 물품 파우치를 포함해 일상 및 기능성 가방류까지 아우른다. 주요 이커머스 채널에서 파우치 카테고리 1위를 차지하며 경쟁력을 입증했고 올해 6월 기준 누적 판매량 700만개,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브랜든은 3년 만에 3만1000%라는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하며 국내 오거나이저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 브랜드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브랜든의 영향력은 국내를 넘어 아시아 전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부스터스 관계자는 “브랜든은 현재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4개국에 진출해 있다. 향후 미주·유럽 시장 진입을 목표로 글로벌 유통망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넘버원 브랜드 그룹을 향해
미디어 커머스 붐이 한참 불던 2021년 새로운 시각으로 도전장을 낸 부스터스가 창업 초기 역점을 둔 건 안정적으로 브랜드 자산을 운영하고 육성할 수 있는 내부 시스템 투자였다. 실시간으로 매출과 손익을 볼 수 있는 대시보드를 구축하고 자사몰과 리테일, 글로벌 채널 등을 균형있게 성장시키는 전략을 통해 부스터스는 브랜든과 이퀄베리를 명실상부한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해 굳건한 매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그 결과 브랜드 사업을 시작한 2022년부터 꾸준한 흑자 실현으로 빠른 성장과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증명했으며, 사업 개시 3년 만에 연 매출 728억원, 영업이익 9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전년 동기 대비 2.4배에 달하는 매출 신장세를 보이며 연 매출 1000억원대 돌파를 앞두고 있다. 부스터스는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뷰티∙리빙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영역을 넓히며 지속적인 유통 채널 확장과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