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양자회담에서 북중관계 회복을 알렸다.
이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양국 우호관계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중조(북중) 전통적 우호를 매우 중시하며 양국 관계를 잘 유지하고 공고히 하며 발전시키기를 원한다”며 “국제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이 입장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도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더라도 북중 우호의 정은 변하지 않으며, 북중 관계를 끊임없이 심화, 발전시키는 것은 북측의 확고한 의지”라고 말했다.
앞서 2019년 1월 김 위원장의 방중에 이어 그해 6월 시 주석의 평양 방문으로 이뤄진 두 번의 회담 이후 6년여 만에 재회해 북중 양국이 운명 공동체이며 공동이익을 함께 수호하자는 데에도 뜻을 모았다. 김 위원장은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의 공정한 입장을 높이 평가한다”며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유엔 등 다자 플랫폼에서 계속 조정을 강화해 양측의 공동이익과 근본이익을 수호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북중이 운명을 함께 하고, 서로를 지켜주는 좋은 이웃이자 친구이자 동지”라면서 “한반도 문제에 있어 중국은 줄곧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견지해왔으며, 계속해서 북측과 조정을 강화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동의했다.
또한 김 위원장의 중국 80주년 전승절 열병식 참석에 대해 시 주석은 “북한이 제2차 세계대전 승리 성과를 수호하려는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북중 양당·양국이 우호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계기를 마련해주기도 했다”고 치켜세우자 김 위원장은 “북한은 대만·티베트·신장 등 중국의 핵심 이익과 관련된 문제에서 확고히 중국의 입장을 지지하고, 중국이 국가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하는 것을 지지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은 중국과의 경제 분야 협력에 대한 희망도 피력하면서 “중국은 시 총서기의 강력한 영도와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지도하에 위대한 발전을 거뒀다. 북중이 모든 단계에서 밀접하게 왕래하고, 당의 건설·경제 발전 등의 경험을 교류하고, 조선노동당과 국가의 건설사업 발전을 돕기를 바란다. 양국이 호혜적인 경제무역 협력을 심화해 더 많은 성과를 얻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날 중국이 공개한 회담 결과문에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앞서 김 위원장의 1∼4차 방중에 열렸던 북중 정상회담에서는 김 위원장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고 시 주석이 이를 지지한다는 내용이 들어갔으나 이번에는 빠졌다.
한편 이날 오후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소규모 다과회와 연회를 가졌으며, 중국 공산당 서열 5위인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와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이 배석했다. 중국 관영매체의 생중계 보도 시각을 고려할 때 양국이 만난 시간은 2시간 미만인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은 다섯 번째 방중 일정을 마무리 한 뒤 이날 오후 10시 5분쯤 전용열차로 베이징역을 떠났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