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그룹 회장)이 18일 “우리 제조업 인공지능(AI)의 최대 위협은 중국”이라고 밝혔다. 또 “상당히 많은 데이터를 가진 일본과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경주에서 열리고 있는 대한상의 하계포럼의 ‘AI 토크쇼’에서 “우리도 제조 AI 데이터가 풍부하지만, 최근 중국은 우리보다 데이터가 많고 학습 능력도 빨라지고 있다. 중국보다 우수해야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일본은 한국과 다른 제조 데이터를 갖고 있어 상호 보완이 가능하다"며 “배타적 경쟁이 아닌 전략적 연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 산업 발전 방안과 관련해선 “인재 육성은 필요하지만 시간이 걸리고 퀄리티도 약간 의심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또 다른 해법은 수입”이라며 “해외에서 고급 인력을 유입해야 한다. 중요한 타깃 분야가 AI”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지금 성장을 못 하는 이유 중 제일 큰 게 두뇌 유출”이라며 “우리나라에 두뇌를 계속 유입시켜서 경제 활성화를 하고 내수 시장도 만들어야 선순환이 된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AI 발전을 위한 또 다른 방안으로 '디자인 하우스'를 제시했다. 그는 "AI 디자인 하우스를 구축해 AI 애플리케이션(응용) 사례를 만들고 AI를 디자인할 수 있는 스케일을 크게, 그리고 세밀하게 시도해야 한다"며 "각 제조업의 특성에 맞게 AI 로드맵과 형태들을 만드는 디자인 하우스, 싱크탱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이날 전기요금 체계 개편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데이터센터 운영비 85%가 전기요금이다. 데이터 산업은 전기 잡아먹는 하마”라며 “전기요금을 싸게 만들어야 한다. 대한상의도 수도 없이 건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요금을 책정하는 지도가 달라져야 한다. 발전소에서 가까운 곳은 싸져야 하고 멀수록 비싸져야 한다”며 “유가 자유화 이전 옛날에는 전국 기름값이 똑같았지만 지금 그렇다면 이상하지 않나. 동일한 전기요금을 똑같이 계속 받겠다는 건 잘못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기업들의 원활한 데이터 교환을 위한 규제 혁신과 제도적 지원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AI 발전을 위해서는 좋은 데이터가 들어가야 하는데, 남의 데이터는 갖고 싶지만 내 데이터는 주고 싶지 않은 상황이 항상 있다"며 "이런 관계에선 더 이상 진화는 일어날 수 없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데이터로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등 시너지를 통한 경쟁이 계속될 수 있게 만들어가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더 좋은 데이터를 상호 공유하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