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외국인들이 빠르게 국내 증시로 복귀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하며 허니문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3.72포인트(1.55%) 올라 2855.77에 장을 마감하며 지난 2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날 장중 한때 2867.27까지 올라 지난해 7월 17일(2768.58) 이후 최고가를 넘어섰으며, 외국인은 517억원 어치 순매수를 이어갔다. 코스닥 지수는 7.98포인트(1.06%) 상승해 최종 764.21으로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2.6원 상승한 1361.0원에 출발한 뒤 1360원대 초반에서 등락하다가 최종 2.0원 내린 1356.4원에 마감했다.
앞서 외국인들은 지난해 중반부터 올해 초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매도세를 집중하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지난해 8월부터 2025년 4월까지 9개월간 코스피에서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지난 4월에는 약 13조6000억원을 순매도하며 역대 최대 유출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다시 매수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1조1406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새 정부 출범 전후인 지난 3~5일 외국인은 코스피 2조1676억원, 코스닥 2967억원 등 총 2조4644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대장주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이후 8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이날 전장 대비 1.18% 상승한 5만98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오전 11시 30분쯤에는 1.95% 오른 6만250원에 거래됐으며, 한때 6만4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장중 6만원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3월 28일(6만1100원) 이후 2개월여 만이다. 새 정부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데 따른 정책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4531억원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밸류에이션 기준으로 여전히 매력적인 상황도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서승연 D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잃을 것이 없는 밸류에이션 수준”이라며 “주가는 12개월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 0.90배, 12개월 확정(Trailing) PBR 기준 0.95배로 여전히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새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경기 둔화 우려로 달러·원 환율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고 금리 인하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증권가는 국내 증시가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수급 개선세와 더불어 정책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상승세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상법 개정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배당 강화 정책 등 주가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최우선 산업군으로 꼽은 ▲AI 등에 대한 지원 강화 ▲기업 규제 완화▲대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도 투자심리를 자극할 요인으로 꼽는다. 외국인 수급을 좌우할 추가 변수로 미국과의 관세 협상과 증시 부양 정책의 속도 및 실효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 대통령 당선 이후 자본시장 선진화와 내수 부양 정책 기대감이 높아졌고, 이는 외국인 수급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달러 약세와 채권 금리 안정은 신흥국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