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에 스타들도 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며 시민들의 투표를 독려했다. 사전 투표 때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스타는 무채색 옷 등으로 정치적 해석의 여지를 차단했다. 다만 스타의 일상 사진을 두고 벌어지는 누리꾼의 정치색 공방도 이어졌다.
◆손가락 가리고, 올블랙 패션

3일 대선 본투표 당일 스타들의 투표 인증 릴레이는 사전 투표 때만큼이나 뜨거웠다. 가수 겸 배우 윤은혜는 SNS에 “여러분 우리 오늘 꼭 투표해요”라는 글과 함께 인증 사진을 올렸다. 흰 셔츠 차림에 선글라스와 모자를 착용한 윤은혜는 투표소에 걸린 플래카드를 향해 손을 뻗어 투표를 독려했다. 현수막을 가리키는 손가락은 하트 이모티콘으로 가려 정치적 색깔로 해석되는 것을 미리 차단했다.

뮤지컬 배우 김소현은 투표소 플래카드를 배경으로 찍은 셀카를 공개하며 투표를 인증했다. 김소현은 “우리나라 대한민국 사랑해. 우리 아이의 미래를 위해”라는 글과 “소중한 한 표”라는 해시태그로 투표에 임한 마음가짐을 전했다. 배우 박보영은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용지에 기표 도장을 찍은 사진으로 투표를 인증했다.

그룹 방탄소년단 진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편안한 회색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투표했다. 그룹 에이티즈 홍중은 멤버 성화와 함께 투표 도장이 찍힌 에이티즈 로고 종이를 들고 있는 사진을 공개하며 인증했다. 마스크와 모자, 상의 모두 검정으로 색을 맞춰 정치색 논란을 미연에 방지했다.

배우 정준호와 아나운서 이하정 부부도 투표를 인증했다. 이하정은 “모두 투표하셨나. 남편이랑 오전 일찍 투표하고 왔다. 소중한 한 표 꼭 행사하셔라”라며 “9시 이전에 투표하러 갔는데 줄이 길었다”고 현장 투표 열기를 전했다.

배우 변정수는 “그냥 쉬는 날 아니고 귀찮다고 포기하지 말자”라며 손에 찍은 투표 도장을 인증했다. 배우 강말금은 “오랫동안 이날을 기다려왔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투표를 잘하겠다”며 약지에 투표 도장을 찍은 인증 사진을 게재했다. 작가 겸 방송인 곽정은은 손등에 기표 도장이 찍힌 사진을 공개하며 “얼마나 오늘은 기다려왔는지 모르겠다. 내 소중한 한 표의 힘을 발휘하는 일이 이렇게 간절했던 적이 없었다”고 투표를 독려했다.
지난달 29∼30일 사전투표 기간에도 방탄소년단 제이홉, 가수 아이유·윤종신·이승환, 배우 김고은·김의성 등 수많은 스타가 투표 인증 사진을 공개하며 투표를 독려했다. 이동욱은 지난 1일 팬 소통 플랫폼을 통해 사전투표에 참여한 사실을 알리며 “투표는 최악을 막는 것이다. 최선이 없다면 차선을 택하고, 차선이 없다면 차악을 택해 최악을 막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송인 김신영은 3일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총, 칼 이것보다 무서운 게 투표다. 여러분의 소중한 권리를 행사해달라”고 당부했다.
◆빨간 옷·손가락 브이에 또 정치색 논란

연예인의 SNS 게시물을 둘러싼 정치색 논란도 이어졌다. 방송인 홍진경은 지난 2일 SNS에 빨간색 상의를 입은 사진을 다수 공개했다. 선거일을 하루 앞두고 빨간색 옷을 입은 사진을 여러 장 올렸다는 점에서 정치색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해당 게시물의 댓글창에는 “응원한다”, “실망이다” 등 과열된 누리꾼의 댓글이 빗발쳤다.

또한 걸그룹 씨스타 출신 배우 다솜은 태국 방콕에 놀러간 일상을 공유한 게시물에 손가락으로 브이 표시를 한 사진을 올렸다. 이 또한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고 상반된 댓글 반응 속에 다솜은 곧바로 해당 사진을 내렸다.
앞서 걸그룹 에스파 멤버 카리나는 숫자 2가 적힌 빨간색 옷차림의 사진을 올렸다가 정치색 논란에 휩싸였다. 카리나는 “그럴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앞으로 주의 깊게 행동하겠다”고 해명했지만 국민의힘 진영 인사들은 카리나를 공개 지지하는 등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또 래퍼 빈지노는 사전 투표 첫날 빨간색 옷을 입은 사진과 함께 “세계 뻘건디의 날”이라는 글을 올렸다가 구설에 올랐다. 빈지노 또한 “정치적 의도는 없었다”며 사과했다. 다만 이 같은 사례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대선 정국에 과열된 이들이 연예인의 일상마저 과도하게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고 검열한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