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올해 경제 성장률 0.8%로 예상...기준금리는 2.50%로 인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시 중구 한은 본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예상보다 낮은 0.8%로 하향 조정했다. 더불어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낮췄다.

 

29일 한은은 수정 경제 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0.8%로 낮췄다. 지난 2월과 비교할 때 3개월 사이에 0.7%포인트나 떨어졌다.

 

한은이 연간 전망치를 0.7%포인트 이상 조정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때인 2020년 8월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당시 한은은 그해 전망치를 –0.2%에서 –1.3%로 1.1%포인트 낮춘 바 있다.

 

해외 주요기관들은 한국의 저성장을 경고한 바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5%, 아시아개발은행(ADB)은 1.5%.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0%로 내다봤다. 한은의 이번 전망은 주요기관들의 전망을 하회하는 수준이다. 지난달 말 주요 해외 투자은행(IB) 8곳의 평균 전망치(0.8%),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지난 14일 새로 제시한 전망치(0.8%) 수준이다.

 

민간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우리나라의 저성장 우려는 현실이 됐다. 이달 초 연휴 기간 소비 증진 기대가 무색하게 국내 신용카드 이용 금액, 온라인 지출 금액, 가맹점 카드 매출액 등이 모두 부진했다.

 

더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충격 역시 예상보다 강한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상보다 강한 보호무역 기조로 주변국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상호 관세는 유예됐지만 자동차를 비롯한 개별 품목 관세를 부과하면서 수출도 타격을 받았다.

 

한은은 “내수는 부진이 점차 완화되겠지만 그 속도는 더딜 것으로 보이며 수출은 미국 관세부과 영향 등으로 둔화 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올해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1.5%)를 큰 폭 하회하는 0.8%로 전망된다. 향후 성장경로에는 무역협상 전개 상황, 정부 경기부양책, 주요국 통화정책 방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0.25%포인트 낮췄다.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사이 네 번째 인하다.

 

금통위는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추면서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단행했다. 그해 11월에도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연속해서 낮췄다. 올해 1월 숨고르기에 나섰던 한은 금통위는 지난 2월 또 한 번 금리를 인하했다. 지난달에는 고환율 여파로 금리를 묶었다가 이달 다시 한 번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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