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기업들의 주주 보호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선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 이슈노트: 주주환원 정책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최근 국내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방안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 밸류업 방안으로 배당 및 자사주 매입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주주환원 확대가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업가치 디스카운트 요인으로는 취약한 지배구조와 낮은 주주환원이 지적되고 있다. 주주환원 강화는 기업 주식에 대한 장기적·안정적인 투자유인을 제고할 수 있다. 다만, 주주환원 확대로 인한 투자지출을 제약하고 재무 안정성 약화 등을 초래할 수 있어 기업가치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한은은 우리나라 상장기업의 특징 및 이슈를 주요국과 비교해 살펴본 후 주주환원 확대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분석을 통해 추정했다.
우리나라의 기업가치는 성장성·안정성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물러있다. 주주 보호 및 주주환원 수준도 상대적으로 미흡하다. 특히 우리나라 기업들의 배당,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율은 비교 대상 국가 중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주주환원 방식도 배당급 지급에 편중된 모습을 보였다. 캐나다, 미국 영국과 같은 주요 선진국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을 적극적으로 실시하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또한, 저조한 주주환원에도 자본적 지출 규모가 커 현금성 자산 비중에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한은의 분석에 따르면, 주주 보호가 취약한 우리나라에서는 주주환원 확대가 기업가치 제고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중장기적으로 일반주주 보호, 기업 분할·합병 과정에서의 투자자 신뢰 제고 등을 위한 기업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꾸준히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선임 국민소득총괄팀 차장은 “기업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지속하며 주주환원 강화를 유도하는 가운데 성장 속도가 빠른 산업의 자본적지출 확대를 통한 주주이익 성장과 기업가치 제고가 병행되는 구조를 정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