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보름여 남은 가운데 4인 가족 기준으로 설 차례상을 차릴 경우 최대 40만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의 ‘설 명절 대책’을 발표하면서 장바구니 부담이 얼마나 줄어들지 주목된다.
한국물가정보는 지난 10일 기준 설 차례상 비용(4인 기준)이 전통시장 30만2500원, 대형마트 40만9510원으로 집계됐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대비 6.7%, 7.2% 증가한 수준이다.
한국물가정보는 이상기후 영향으로 과일과 채소류 가격이 급등하면서 차례상 비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물가정보 조사에 따르면 차례상 장보기 비용은 대형마트가 전통시장보다 35.4% 비싸다.
다만 이 조사는 정부가 최근 발표한 ‘설 명절 대책’을 반영하지 않았다. 정부가 대책에 포함한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하거나 정부 할인과 유통업체 할인 품목을 구매하면 실제 설 차례상 비용은 대폭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마트가 한국물가정보의 차례상 비용 조사 항목대로 장보기 비용(젤리·사탕·시루떡 제외)을 측정한 결과, 28만원으로 나타났다.
물가정보 관계자는 “과일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악천후로 가격이 올랐다”며 “지난해 설에는 사과가 올랐고 올해는 배 가격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는 여름 폭염과 집중호우로 생산량이 줄고 상품성 저하로 저장량이 줄어든 것이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전통시장에서 무 한 개 가격은 지난해 2000원에서 4000원으로 두 배 상승했고, 배추는 한 포기 4000원에서 7000원으로 75.0% 뛰었다. 무와 배추는 생산량이 감소한 가운데 김장철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조기 출하가 이뤄지면서 최근 한파로 공급량 감소까지 겹치면서 가격이 상승했다. 애호박 한 개는 2500원으로 지난해와 같고, 대파 한 단은 4000원에서 3000원으로 25.0% 하락했다. 축산물의 경우 소고기·돼지고기·달걀 가격은 차이가 없고, 제수용 닭고기(1.5㎏) 값이 12.5% 올랐다.
대형마트에서 설 차례상 장을 보면 과일류와 채소류 가격은 지난해보다 48.9%, 26.4% 각각 비싸졌다. 부사 사과(3개) 가격은 올해 2만1240원을 기록해 7.4% 올랐다. 배(3개) 가격은 1만7970원에서 3만4960원으로 두 배로 뛰었다. 나물류와 수산물 가격은 각각 15.5%, 4.9% 상승했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팀장은 “평년보다 이른 설과 최근 한파 영향으로 가격대가 높게 형성된 품목이 있다”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