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의 새로운 수장으로 내정된 정진완(사진)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의 어깨가 무겁다. 내년에는 기준금리 인하뿐 아니라 세계 경기 둔화 등으로 은행을 둘러싼 영업 환경이 녹록지 않을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은행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여파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면서 이를 수습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가 주어졌다. 여기에 ‘기업금융 명가 재건’이라는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
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차기 은행장 후보로 추천을 받은 정 후보는 이달 달 중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를 통해 자격 요건과 적합성을 검증받은 이후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정 후보는 내년 1월부터 2년 동안의 공식 업무를 시작할 계획이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내부통제 이슈가 불거진 우리은행을 수습하기 위해 조직 쇄신과 세대교체에 중점을 두고 정 후보를 신임 은행장으로 추천했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현직 주요 경영진으로서 경영 연속성 확보, 조직 쇄신을 위한 젊은 ‘세대교체형 은행장’ 선임에 방점을 두고 은행장 후보군 중 적임자를 찾는 데 집중했다”며 “정 후보는 후보군 중 가장 젊은 1968년생으로 대내외적으로 좋은 평판이 있고, 기업문화 혁신 등 조직 쇄신과 기업금융 중심의 영업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선임 배경을 전했다.
현재 우리은행은 부당대출 사태와 각종 금융사고 건 등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은 고강도의 검찰 수사를 받았고, 금융당국의 조사·검사도 받았다.
이런 가운데 현 조병규 은행장 시절에도 불법대출 거래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사태는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8일 “우리금융지주 관련돼 전 금융지주 회장 관련된 불법 대출 등 에 대해 검사가 진행 중인데 현 행장과 현 회장 재임 시에도 유사한 형태의 불법 거래가 있는 것들이 검사 과정에서 확인됐다”고 말했다.
정 후보도 취임 후 가장 큰 과제로 내부통제 혁신을 가장 먼저 이루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최근 일련의 금융사고로 실추된 은행 신뢰 회복을 위해 내부통제 전면적 혁신과 기업문화의 재정비에 우선적 목표를 두겠다”며 “혁신형 조직 개편, 성과 중심의 인사 쇄신을 통해 우리은행만의 핵심 경쟁력을 제고해 신뢰받는 우리은행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기업금융 명가 재건’이라는 목표를 이뤄야 하는 과제도 주어졌다. 정 후보는 ‘영업통’으로 이러한 목표를 이룰 적임자로 평가된다. 자추위는 정 후보가 국내외 영업 현장을 두루 경험해 우리은행이 필요로 하는 영업력을 갖췄고, 특히 중소기업금융 분야에서 오랜 경험과 탁월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뛰어난 전략 마인드와 추진력을 보유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또 형식에 얽매이기보다는 업무 효율과 진정성 있는 소통을 중시하는 실용형, 현장형 리더라는 평이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