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이자 혜택 사라지는데···카드 할부 벌써 35조 넘었다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신용카드 할부 결제액이 석 달만에 35조원을 넘어서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원 넘게 뛰었다. 카드사들이 무이자 혜택을 줄이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고물가·고금리에 소비 여력이 줄어 신용카드 할부 사용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카드사들이 거둬들인 할부 수수료는 1년 만에 10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7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카드 등 국내 카드사 8곳의 1분기 할부 신용판매 이용 실적은 35조1139억원으로 전년 대비 3.7%(1조2682억원) 증가했다.

 

 카드사별 증가 폭을 보면 먼저 BC카드의 할부 이용 실적은 1943억원으로, 가장 크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비 108.3%나 뛰었다. 현대카드는 같은 기간 18.8% 늘어나 6조1740억원으로 집계됐다. 롯데카드와 우리카드는 각각 4조130억원, 2조7472억원으로 각각 10.6%씩 상승했다. 하나카드와 국민카드는 5조5013억원을 기록하며 6.9% 늘어났다. 신한카드는 0.6% 증가한 6조5171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삼성카드와 하나카드의 할부 이용 실적은 하락했다. 삼성카드는 같은 기간 8.3% 줄어 7조9340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카드는 5.8% 감소한 2조601억원을 기록했다.

 

 카드업계는 무이자 혜택 기간을 대폭 축소하고 있다. 현재 전업카드사 7곳의 최장 무이자 할부는 5개월이다. 지난 2022년까지만 해도 최대 12개월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이렇다 보니 카드사들이 제공하는 할부 수수료율도 매우 높다. 현재 카드사 제공 할부 수수료율은 최고 19.9%로 법정 최고 금리인 20%에 육박하고 있다. 올 1분기 동안 카드사들이 거둬들인 할부 수수료액은 같은 기간보다 12.2%(927억원) 증가한 8509억원이다.

 

 높은 할부 수수료율과 무이자 할부 혜택 축소에도 불구하고 할부 결제액이 증가한 점은 눈길을 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금리로 인한 자금조달 비용 상승 등으로 실적이 악화되면서 무이자 할부 등 업계 전반적으로 혜택이 줄어든 것”이라며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고객의 소비 여력이 줄어들면서 일시불 거래에 부담을 느낀 고객들이 카드 할부 이용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라고 밀했다. 이어 “여름 휴가철, 명절 등 평소보다 큰 지출이 늘어나는 시즌에 맞춰서는 여행, 생활 등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무이자 할부 행사를 확대하는 경우가 있다”고 부연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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