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진영 케이메디허브 이사장 “개발부터 임상까지 원스톱 지원이 강점”

최우선과제, 인지도 높이기
연구개발부터 임상까지 원스톱
AI 헬스케어, 글로벌 진출 뒷받침
코아멕스, 리더스포럼 신사업도 성공
처우 및 조직문화 개선 팔걷어

케이메디허브 양진영 이사장. (사진=케이메디허브 제공)

 ‘케이메디허브(K-MEDI hub·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는 국내 의료산업 발전을 위해 대구에 만들어진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연구개발을 위해 필요한 전임상과 임상용 의약품 생산, 임상시험까지 한곳에서 가능하다. 의료산업을 국가 차세대 동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설립됐다. 특히 기존 국가기관과 다른 점은 ‘이론’보다 ‘실제’에 중점화된 곳이라는 점이다. 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전임상센터, 의약생산센터, 전략기획본부로 이뤄져 기술개발부터 사업화까지 모든 과정을 지원한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가 케이메디허브를 이끌고 있는 수장인 양진영 이사장의 발걸음을 짚어봤다. 

 

◆케이메디허브, 그 속에 담긴 미래 

 

 양진영 이사장은 2021년 8월 취임해 케이메디허브를 이끌고 있다. 취임 이후 가장 먼저 변화를 준 것이 바로 기관의 CI 변경이다. ‘재단 인지도 높이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은 결정이었다. 전 직원에게 의견을 받아 10여년 간 사용해온 DGMIF(대구경북 메디컬 이노베이션 파운데이션)에서 ‘케이메디허브’로 바꿨다.

 

 대구·경북뿐 아니라 대한민국 의료산업의 허브로 발돋움하고자 하는 양진영 이사장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변화였다. 수도권에 몰려있는 제약·의료기업과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서울 홍릉에도 사무소를 냈다. 양 이사장은 “사람들이 점차 우리를 알아주고 직접 찾아올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사진=케이메디허브 제공)

 변화의 결과는 수치로 나타났다. 2022년에만 R&D 연구비가 400억을 돌파하며 전년 대비 12% 상승했고, 기술서비스 수수료도 2021년 70억원에서 이듬해 100억 달성에 성공했다. 양 이사장은 “지역적 불리함을 극복할 만큼 확실한 인지도를 더 쌓아나가고자 한다. 현재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케이메디허브를 알려 나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케이메디허브의 자랑, 원스톱 지원

 

 케이메디허브에서는 합성신약과 IT 의료기기를 연구하고 있다. 양 이사장은 “대구는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서울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가장 많은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대구 내 의사들이 케이메디허브에서 개발한 제품을 먼저 사용, 검증해가고 있다. 지역적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기관의 성장이 가능한 이유다.

 

 케이메디허브의 최대 장점은 ‘원스톱 지원’이다. 양 이사장은 “한자리에서 연구개발부터 시제품제작, 전임상, 임상까지 모두 지원된다. 이는 대구만의 강점”이라고 내세웠다. 신약개발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했다. 양 이사장은 “첨단임상시험센터가 완공 후 오픈을 앞두고 있다. 케이메디허브에서 연구개발한 신약과 의료기기 제품의 임상시험은 이곳에서 보험적용을 받을 수 있다”고 예고했다.

 

 여기에 우수한 인력을 바탕으로 2022년 기술이전 수입이 전년 대비 9배 성장한 수치를 기록했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2016), 뇌암(2017), 알츠하이머(2021), 난소암(2022), ADHD 등 정신질환 치료물질 등의 기술이전 성과는 전 구성원들의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는 게 수장의 귀띔이다.

 

 업계 화두로 떠오른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디지털헬스에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보건산업진흥원의 ‘2024 상반기 글로벌 보건산업 동향 심층조사’에 따르면 AI 헬스케어 시장은 2030년 약 26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 이사장은 “케이메디허브에는 디지털헬스케어사업단이 있다”고 소개하며 “건강정보를 빅데이터로 활용하는 방법이나, 전자 약 등 디지털헬스 의료기기를 개발하도록 지원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데도 적극적이다. 양 이사장은 “기업에는 연구개발보다 빠른 시장진출과 수익확보가 시급하다”며 “함께 연구개발한 기업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아멕스를 아시나요 

 

 부임 후 공격적인 신사업을 펼치면서 대외적 변화도 커졌다. 비수도권 최대규모의 의료전시회 코아멕스(KOAMEX, 대한민국 국제 첨단 의료기기 및 의료 산업전) 론칭도 양 이사장의 성과다. 대구지역을 중심으로 첨단의료산업 발전의 교두보 역할을 수행하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인다.

 

 첫해인 2022년에는 총 257개 기업이 참가, 1만3000명이 관람해 성공을 거뒀고 지난해에는 디지털헬스케어, 국제관 등 코아멕스 특화 전시를 기획해 운영했다. 올해는 6월21일부터 23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 코아멕스의 세 번째 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우수기술이나 제품을 해외시장에 내보이기 위해 ‘메디카’, ‘아랍헬스’ 등 국제박람회 공동관 운영 전시참가비용 등도 지원한다. 그 결과 국내 28개사에 총 313억원의 수출계약이 성사됐다. 도미니카, 에티오피아, 영국 보건복지부 등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 가교 역할을 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의료산업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케이메디허브 리더스포럼’도 진행 중이다. 2022년부터 열린 활동은 전국 보건의료산업 전문가 총 2000여명이 참여해 교류하고 있다. 2022년 시작한 ‘입주기업 전담관리제도’는 컨설팅 만족도에서 높은 점수(92.5점)를 기록했다. 수요를 반영해 올해부터는 ‘지역기업 전담지원사업’으로 대상을 확대해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35개사를 대상으로 334건의 지원이 이뤄졌다.

케이메디허브 핵심연구시설 전경(사진=케이메디허브 제공)

 ◆“10년 후 기억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

 

 전방위적 지원에 입주 기업의 반가운 소식도 전해져 오고 있다. 바이오테크 기업 아스트로젠은 자페스펙트럼장애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임상까지 거쳐 성능을 인정받아 2021년 벤처기업창업 유공자 포상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올해 해당 핵심 증상 개선 치료제가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2022년 호흡 진단·치료시스템 ‘오뷰 멀티 디바이스’로 CES(세계가전전시회)에서 혁신상을 받은 인트인은 올해도 정자분석기 ‘오뷰엠 프로’로 CES 혁신상을 받았다. 케이메디허브의 컨설팅 및 시제품제작 지원을 받아 개발된 제품이다.

 

 비정규직 처우개선, 성과 중심의 조직문화 조성 등 조직 내부적으로 구성원의 사기를 높일 수 있는 변화도 많았다. 정원외 계약직원의 복지 포인트 지급 및 급여 개선에 나섰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명칭을 ‘행정직’, ‘연구직’으로 통일했다. 유연근무제(시차출퇴근제, 근로시간선택제)와 시간외근무 보상휴가제 등은 임직원의 근무만족도 향상을 가져왔다. 지난해 일·생활균형 프로그램과 제도에 대한 만족도는 90%를 넘어섰다.

 

 양 이사장 부임 이후 수입사업별 성과금 체계가 신설됐다. 연구개발과제 수주 활성화를 위한 ‘연구개발능률성과급’, 기술서비스 지원 확대를 위한 ‘기술서비스 인센티브’ 등의 신설은 긍정적인 효과를 낳았다.

 

 케이메디허브는 든든한 460여명의 연구진, 1295억원 규모의 4000대가 넘는 최신장비가 채우고 있다. 양 이사장은 “의료연구개발에는 너무 많은 인력과 장비가 필요하다”고 한계를 지적하면서도 “케이메디허브는 ‘연구개발 지원’을 목적으로 정부가 만든 공공기관이다. 연구원과 장비를 모두 한곳에 갖춘, 의료산업을 일으키기 위한 공간”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취임 3주년을 향해가고 있다. 양 이사장은 장기적인 청사진을 두고 케이메디허브를 이끌고 있다. 그는 “당장 눈앞의 성과보다 10년 후 기억되는 이사장이 되고 싶다”며 “대한민국의 의료기기로 질병을 치료하는 세상이 될 때까지 의료연구개발, 사업화까지 지원해 시장에 안착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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