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앱 춘추전국시대] 통합 앱이라더니…이용시간 짧고, 중복 다운 ‘불만’

금융 슈퍼앱, 이용시간 순위 100위 밖
덩치만 커 배터리 소모 크고 검색 불편
필요 기능 없으면 결국 추가로 앱 다운

은행 앱 이용자 수 순위. 와이즈앱·리테일·굿즈 제공

 금융업계에서 ‘슈퍼앱’ 선점을 두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성능 측면에서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리케이션(앱) 1개에 다양한 기능이 탑재했음에도 불구하고 머무는 이용 시간이 짧고 슈퍼앱을 다운받았더라도 다른 서비스를 위해 또 다른 앱을 깔아야 하는 불만도 제기됐다. 

 

 19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올해 1월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안드로이드·iOS)를 대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한 은행 앱을 조사한 결과, 1위는 토스로 한 달간 1986만명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1650만명)가 2위를 차지했다. 이어 KB스타뱅킹(1216만명), 신한SOL뱅크(814만명), 우리WON뱅킹(737만명) 등 순서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용 시간 기준으로 금융업계 슈퍼앱은 100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이처럼 슈퍼앱 이용자 수가 1000만명이 넘어가는 등 이용이 활발해지지만 만족도는 떨어지면서 실제로 앱에 접속해 이용하는 시간이 길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나의 앱에 다양한 기능을 넣다 보니 앱이 무거워지고 느리다는 반응이 많았다.  

 

 금융 슈퍼앱을 이용하는 A씨는 구글플레이스토어 후기를 통해 “하나의 단일 앱에 너무 많은 기능이 포함돼 배터리 소모도 심하고 특정 기능을 사용하려면 매번 검색하는 등 접근성이 떨어진다”며 “오픈뱅킹을 통해 이체 등 진입이 편해 사용했지만 언젠가부터 광고, 쇼핑 기능까지 추가되면서 ‘거북이’ 앱이 됐다”고 지적했다.  

 

 은행 슈퍼앱을 이용하는 B씨는 “많은 기능을 한 번에 보여주려 하거나 꽉 채운 메뉴 구성인 UI(사용자 환경)를 보고 무엇을 클릭해야 할지 주저하게 된다”며 “사용 빈도나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메뉴는 과감히 덜어내거나 몰아두고 핵심 기능 위주로 직관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슈퍼앱을 다운받더라도 이용자가 필요한 특정 기능이 빠져 또 다른 앱을 다운받아야 하는 불편도 있었다.

 

 또 다른 은행 슈퍼앱을 이용한 C씨는 “통합 앱이라고 광고해서 다운받았는데, 여전히 일부 기능은 기존의 은행과 카드사앱에서만 실행 가능하다”며 “결국 슈퍼앱을 다운받고 추가로 앱 2개를 또 받았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D씨도 “기존에 흩어진 은행·증권·보험 등을 하나의 앱으로 통합한 취지는 좋다”면서도 “인증 서비스를 이용할 때 개별 앱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었고, 또 개별 앱에만 있는 기능이 있어 결국 앱을 추가로 깔았다”고 전했다. 

2023년 금융 앱 이용자 만족자 순위. 컨슈머인사이트 금융 제공

 이러한 이용자의 불편은 여론조사 수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컨슈머인사이트 금융이 전국 성인 만 20~69세 성인 6만221명을 대상으로 ‘2023년 금융 앱 이용 만족도’를 평가한 결과, ‘정보 관리 신뢰감’ 항목은 67점(100점 만점)으로 가장 낮았다. ‘차별/혁신’, ‘상담의 편리함’도 각각 67.3점, 67.9점으로 만족도가 낮았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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