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대포비아’에 살균, 방역 관련 제품과 서비스가 뜻밖에 수혜를 얻고 있다.
최근 온라인에는 온갖 빈대 목격담과 함께 박멸 방법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실제로 발견돼 방역이 이루어진 곳도 있지만, ‘지하철에서 기어다는 걸 봤다’, ‘택배 상자에서 나왔다’는 등 사실 확인이 어려운 루머도 많다.
빈대는 감염병을 전파하지는 않지만 흡혈 활동으로 사람의 피부에 심한 가려움을 유발하고, 번식력이 강해 일반 살충제로는 방제가 어려운 해충이다. 가려움증과 2차 피부 감염으로 심리적 피로감을 유발하는 만큼 행여 걸릴까하는 두려움을 낳는다.
대중의 우려는 곧 방역·방충 관련 제품 소비로 나타났다. 특히 질병관리청이 ’빈대 예방·대응 정보집‘을 통해 ‘50도 이상 고온에 노출되면 빈대가 사망한다’는 방법을 내놓자 스팀 가전 판매와 침구류 소독 서비스 이용률이 늘었다.
하이마트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7일까지 침구 청소기와 건조기 매출은 직전 동기(10월 25∼31일) 대비 2.7배 늘었다. 현재 시중에는 100℃ 또는 이에 가까운 고온 스팀을 분사하는 청소기와 55도에서 65도 사이 열을 의류에 가하는 건조기가 다양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스팀 가전에 대한 소비자 문의가 많아졌다”며 “살균 및 소독에 효과가 확실한지 재차 여쭙는 고객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LG전자 홈페이지 의류 관리기 문의사항에는 “빈대 퇴치 가능할까요? 스팀 온도 몇 도인지 궁금합니다”라는 질문이 달렸다. 이에 대해 LG 측은 “빈대 살균에 대한 시험 결과는 없다”면서도 “약 100℃가량 가열된 스팀 분사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침구류 청소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도 많다. 한샘에 따르면 지난 6일까지의 매트리스 케어 주문은 전년 대비 4배 증가했다. 빈대 이슈도 있고, 쾌적한 환경에서 수면을 취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온라인 쇼핑몰도 마찬가지로 빈대 예방 및 박멸 용품들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늘었다. G마켓에서는 같은 기간 빈대 퇴치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52% 급증했다. 침구 청소기 740%, 빈대 차단용 침대커버 110%, 고열 스팀기 65%, 자동 분무기 22% 등의 매출도 증가했다.
11번가도 이달 초 일주일간 진드기 제거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59.7% 올랐고, 침구 청소기의 매출 또한 같은 기간 63.9%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빈대 서식을 방지하는 침구류 청소용품, 스팀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