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 문턱 낮춘 특례보금자리론, 부동산 거래절벽 속 인기 끌까

소득제한 없애…주택가격 기준·대출한도 높여
금리는 시중은행 주담대 대비 낮은 연 4%대 후반 수준

사진은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뉴시스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오는 30일부터 1년 간 한시적으로 공급되는 특례보금자리론이 흥행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안심전환대출과 적격대출을 기존 보금자리론에 통합한 상품으로, 보다 많은 수요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대비 금리를 낮추고 가입을 위한 소득제한을 없앤 점이 특징이다.

 

1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특례보금자리론은 오는 30일부터 접수를 시작한다.

 

우선 특례보금자리론은 대출 문턱을 크게 낮췄다. 기존 보금자리론은 주택가격 기준이 6억원이지만, 특례보금자리론은 이 기준이 9억원이다. 대출한도도 3억6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확대했다.

 

대출가능 금액은 담보인정비율(LTV) 적용금액과 대출한도 중 적은 금액으로 적용된다. 한 예로 8억원짜리 아파트의 경우 LTV 70%를 적용한 값은 5억6000억원이지만 특례보금자리론 한도가 적용돼 대출한도가 5억원으로 산출되는 식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의 공급규모는 39조6000억원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소득제한도 없앴다. 기존 보금자리론의 소득제한은 부부합산 7000만원까지인데, 특례보금자리론은 우대금리 적용 등을 위한 경우가 아니라면 소득제한이 따로 없다. 또 신규 주택구입을 위한 무주택자뿐만 아니라 1주택자도 상환 및 보전용도로 신청 가능하다. 다만 대체취득을 위한 일시적 2주택자의 경우 기존 주택을 2년 이내에 처분해야 한다.

 

금리는 연 4% 중반에서 연 5% 초반 수준에서 적용된다. 주택가격이 6억원 이하이면서 부부합산소득이 1억원 이하인 차주라면 우대형 특례보금자리론을 통해 연 4.65~4.95%의 금리가 적용된다. 일반형의 적용 금리대는 연 4.75~5.05%다. 금융위는 매월 시장금리와 재원상황 등을 고려해 대출 기본금리를 조정할 계획이다. 우대형 특례보금자리론에 대출 우대금리가 적용될 경우 평균금리는 연 4.65%수준이 될 거라고 금융위는 추산했다. 이는 지난해 12월31일부터 지난 6일까지 취급된 4대 시중은행 주담대 평균금리(연 5.04~5.54%) 대비 0.4~0.9%포인트가량 낮다.

주요 정책모기지 비교. 금융위원회 제공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다는 점도 상품 이용자들이 반길 만한 내용이다. 기존 주담대를 특례보금자리론으로 갈아타는 경우뿐만 아니라, 향후 특례보금자리론을 중도상환 때도 수수료가 면제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특례보금자리론의 인기몰이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소득제한까지 없애며 가입 요건을 대폭 낮춘 점은 실수요자에게 분명 적잖은 메리트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안심전환대출(안심형)은 낮은 집값 기준, 소득제한 등으로 공급목표 25조원 중 37.9%만 공급되며 시장의 외면을 받았는데, 특례보금자리론은 이러한 제한을 대폭 풀었기 때문이다. 다만 추가 집값 우려가 여전한 상황인 만큼 출시 잠재적 실수요자들이 상품 출시 초기엔 관망모드에 돌입할 거란 전망도 있다. 

 

얼어붙은 주택매매심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급격한 금리 인상기 대출 문턱이 높아진 상황에서 특례보금자리론은 실수요자에게 주택매수를 위한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도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및 LTV 완화가 실수요자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건 맞지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묶여있는 상황에선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크게 바뀌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4.1에 그친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 보다 낮으면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많다는 뜻이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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