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특수’ 실종…산업계 ‘선수들 응원’ 마케팅 부상

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삼성전자가 선보인 ‘갤럭시Z플립3 베이징올림픽 에디션’. 이미지=삼성전자

[김진희 기자] 글로벌 축제인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개막했지만 산업계의 올림픽 마케팅은 실종 상태다. 코로나19 여파로 가뜩이나 침체된 분위기에 미국과 중국 간의 외교갈등, 서방 국가들의 올림픽 보이콧이 겹친 까닭이다. 

 

 특히 올림픽 시작 이후 편파 판정 논란으로 국내 반중 감정이 더해지면서, 기업 자체를 홍보하는 마케팅보다는 대한민국 선수들을 지원하고 응원하는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삼성전자는 현지 후원활동 외엔 별다른 홍보를 하고 있지 않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계약을 통해 최상위 등급 공식 후원사 ‘TOP(The Olympic Partner)’를 분야별로 선정하고 마케팅 독점권을 부여한다. 삼성전자는 TOP 13개 기업 중 유일한 국내 기업으로, 올림픽 무선·컴퓨팅 분야 공식 후원사다. 

 

 업계에 따르면 최고 등급 올림픽 공식 후원사는 4년마다 1000억원 이상을 후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1988년 서울올림픽 지역 후원사를 시작으로 1997년부터 IOC와 TOP 계약을 이어가며 30여년 간 올림픽을 후원하고 있으며, 오는 202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하계올림픽까지 후원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하지만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삼성전자는 앞선 도쿄올림픽 때와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역할에만 집중하는 모습이다. 플래그십 폴더블폰 모델인 ‘갤럭시Z플립3 베이징올림픽 에디션’을 출시해 베이징올림픽 참가 선수 전원에게 지급했으며, 쇼트트랙 한국 국가대표 최민정 선수와 중국 피겨스케이팅 선수 펑청(Peng Cheng) 등 각국 주요 선수들로 구성된 ‘삼성 갤럭시 팀’을 꾸린 것이 전부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삼성전자의 올림픽 마케팅은 ‘갤럭시 S21 5G 도쿄 2020 올림픽 에디션’을 출시해 선수들에게 제공하고, 현지에서 쇼케이스를 운영하는 데 그쳤었다. 지난해의 경우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국내 반일감정을 의식한 탓이고, 올해는 미·중 갈등이 주요 원인으로 손꼽힌다. 중국 정부의 소수민족 위구르 인권탄압 문제로 미국을 비롯해 영국, 호주, 캐나다 등 서방 국가들이 베이징올림픽 보이콧을 선언했다.

 

 미국과 중국 시장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삼성전자의 입장에선 적극적인 마케팅이 오히려 독이 될 것으로 판단한 듯 하다. 이런 사정은 비자, 인텔, 도요타, 코카콜라 같은 다른 후원사들도 마찬가지다.

 

롯데홈쇼핑의 동계올림픽 선전 기원 ‘파이팅 코리아 쇼핑대전’ 모습. 사진=롯데홈쇼핑

 특히 한국 선수들의 메달밭인 쇼트트랙에서 최근 연이어 편파 판정 논란이 일면서 기업들의 국내 마케팅은 자체 홍보보다는 우리 선수들 지원 및 응원에 쏠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롯데그룹은 대한스키협회를 통해 포상금을 내걸었다. 정부 포상금과는 별개로 금메달 3억원, 은메달 2억원, 동메달 1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그뿐만 아니라 아쉽게 메달을 놓친 4위, 5위, 6위 선수에게는 각각 5000만원, 3000만원, 1000만원을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제네시스BBQ가 후원 중인 대한빙상경기연맹도 포상금을 준비했다. 금메달은 1억원, 은메달 5000만원, 동메달 3000만원 순이다.

 

 유통업계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를 고려해 집에서 올림픽을 관람하는 일명 ‘집관족’ 겨냥 마케팅에 한창이다. 프리미엄 TV를 비롯해 가정간편식(HMR), 안주류 등을 할인 판매한다. 롯데홈쇼핑은 TV·온라인몰·모바일 등 전 채널에서 국가대표 선수단을 응원하는 경품 이벤트를 진행하고 팀 코리아 공식 후원사의 상품을 판매한다. 이마트도 프리미엄 TV·간편 먹거리 중심의 할인 행사를 2주간 진행한다. 

 

purple@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