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조 잠실 마이스사업, ‘광주 사고’ 불똥 튀나

HDC그룹, 한화컨소시엄 참여… 영업정지 시 차질 불가피
시공사 교체 전망도… 노형욱 국토부 장관 ‘등록말소’ 언급

고용노동부와 경찰 관계자들이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를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뉴시스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의 후폭풍이 거세다. 사고 현장 곳곳에서 부실시공 정황이 포착되고 있는 가운데,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이 참여 중인 대형 복합개발 사업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고의 여파로 HDC현산이 시공을 맡은 서울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사업, 청라의료복합타운,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공릉역세권 개발사업, 용산철도병원 부지 개발사업 등 굵직한 개발 프로젝트가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은 2029년까지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25 잠실운동장 일대 약 36만㎡ 부지에 코엑스 3배 크기의 컨벤션 시설과 3만5000석 규모의 야구장, 1만1000석의 스포츠 다목적시설, 수영장, 900실 규모의 호텔과 문화·상업시설, 업무시설 등을 조성한다. 총 사업비 2조1600억원에 이르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HDC현산을 포함한 HDC그룹은 한화그룹이 주축이 된 한화 컨소시엄에 참여해 지난해 12월 서울시로부터 잠실 마이스사업 우선협상자로 지정됐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건설사는 HDC현산 외에 한화건설·중흥건설·우미건설·금호건설 등이었다.

 

당시 한화 컨소시엄의 경쟁 상대였던 무역협회 컨소시엄엔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등 ‘10대 건설사’가 총 출동했기 때문에 건설업계에선 우선협상자 선정 결과를 두고 의외라는 반응이 적잖았다. 게다가 HDC그룹의 경우 HDC현산 현장에서 9명이 사망한 광주 학동4구역 철거건물 붕괴사고가 발생한 전력이 있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도 나왔었다.

 

결과적으로 이번에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까지 터지면서 잠실 마이스 사업은 일정 부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서울시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실무협상 등 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지만, 추후 사고 관련 경찰 조사나 행정처분 결과에 따라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건설업계는 보고 있다.

 

같은 컨소시엄에 참여 중인 한화건설 관계자는 "우선협상자로 선정되고 아직 실시협약도 진행하지 않은 상황인 만큼 관련 대책 등은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잠실 마이스사업에서 HDC그룹의 지분은 20%로 한화그룹(39%)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아 사고의 심각성을 고려해도 당장 사업 참여자를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HDC현산이 영업정지 등의 중징계를 받을 경우 기류가 바뀔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은 이번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로 최장 1년 이내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1년의 처분이 내려지는 경우는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부실시공을 해 시설물의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발생시켜 건설공사 참여자가 5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우’에 해당한다.

 

또 광주 동구청은 작년 6월 발생한 광주 학동 재개발 철거현장 붕괴사고와 관련해 HDC현산에 8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려줄 것을 등록 관청인 서울시에 요청한 상태다. 총 1년 8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되면 사실상 정상적인 사업 수주, 진행이 불가능해진다. 이에 더해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와 관련해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상 최고 수위의 처벌인 ‘등록말소’를 언급한 바 있다.

 

pjh1218@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