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1% 시대] 대출로 집 산 영끌족, 이자 ‘부메랑’ 되나

주담대 연말 6%대 진입 예상… '패닉바잉' 30대 직격탄
집값 상승폭 둔화세… “유동성 많아 영향력 미미” 주장도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뉴시스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제로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족’의 고민이 깊어졌다.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까지 지금보다 오르면 대출 이자 부담이 대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영끌족의 이자 부담 증가와는 별개로 이미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해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75%에서 1.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현재 연 5%를 넘어선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도 연말 6%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업계에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년 말 연 2%까지 올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럴 경우 대출금리는 더욱 가파르게 상승할 수밖에 없다.

 

이번 금리인상으로 차주 1인이 부담해야 할 연간 이자 부담 규모는 2020년 말 대비 약 30만원 늘어난 301만원이 된다. 특히 자기자본 없이 대출을 받아 ‘패닉바잉(공황매수)’에 나섰던 30대 주택 보유자들이 큰 타격을 입게 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장혜영(정의당·비례대표) 의원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30.9%로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다.

 

지난해 3억원가량의 대출을 받아 서울 외곽 지역 구축 아파트를 매입한 윤모 씨(34)는 “금리가 1%만 올라도 월 이자 부담이 20만원 이상 늘어 따로 적금이라도 들어야 할 상황”이라며 “이전엔 대출이자가 부담이 됐어도 그만큼 집값이 올라 보전이 가능했는데, 이제는 집값마저도 상승세가 주춤해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이미 시장에선 정부의 가계대출 조이기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로 집값 상승세가 둔화되는 양상을 보여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3% 상승했지만, 상승폭은 4주 연속 둔화됐다.

 

서울 아파트 매물도 지난 23일 기준으로 4만4554건으로 2달 전(9월23일) 3만6949건에 비해 20.5% 늘었다. 보통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늘어나 대출로 집을 구매한 이들이 매물을 내놓을 수 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의 파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비록 금리가 올랐지만 여전히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이미 시장에 유동성이 많이 풀려 시장을 안정시키기엔 역부족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에만 집값이 급격히 하락했을 뿐 금리 인상만으로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 기준금리를 인상한 2017년 11월과 2018년 11월에도 주가는 큰 폭의 조정을 겪었지만 집값엔 별다른 영향이 없었다.

 

최근 집값 상승폭이 감소한 것도 금리 인상의 영향이라기보다는 대출 규제와 과도한 집값 상승에 대한 피로감 등이 겹친 결과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김균태 주택도시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의 가계부채와 주택가격은 금리 인상에 매우 취약해 조정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금리 인상 폭이 매우 완만하므로 집값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금리인상 여파가 임대차 시장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자부담과 대출한도 축소가 동반돼 다주택자의 주택 추가 구입 수요는 감소하고 당분간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며 “매매수요가 감소하면 일부 수요는 임대차로 옮겨가 전세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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