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올해 들어 국내 증권사들이 차액결제거래(CFD) 서비스를 확대하며 마케팅 경쟁을 펼치고 있다. CFD는 주가변동 폭에 따른 위험부담이 큰 상품이기에 투자자들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CFD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는 증권사는 교보증권, 메리츠증권, NH투자증권, DB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유진투자증권, 유안타증권, 키움증권,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 총 11개사다. KB증권, 한화투자증권도 관련 시스템을 준비 중이다.
CFD란 투자자가 일정 비율의 증거금만 내면 증권사가 대신 주식을 사고 팔아 그 매매차익을 챙길 수 있는 장외파생상품이다. 주가변동 폭에 따른 위험부담이 커 전문투자자에게만 허용되고 있다.
CFD 서비스를 도입한 증권사들이 늘어나면서 증권사들간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CFD 거래 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인 0.015%로 인하하고, 이자 비용이 없는 증거금 100% 계좌를 도입했다. 보유하고 있는 주식으로 증거금을 대체할 수 있는 대용증거금 서비스도 출시했다. 삼성증권도 기존 CFD 거래 수수료의 절반인 0.07%로 낮췄다.
하나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은 거래하지 않고 전문투자자로 등록만 해도 현금을 제공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내년 1월 28일까지 캐시백 지급 이벤트를 진행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에게 CFD 서비스는 시장 성장 기대감이 큰 곳이다. 거래 규모도 크고 수수료도 위탁매매 대비 높다”며 “CFD 서비스를 도입하는 증권사들이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증권사들 간 마케팅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당국이 CFD 증거금률을 일치시켜 증권사 간 차별점을 없앤 것이 증권사들의 CFD 시장을 확대시킨 요인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은 이달부터 CFD 증거금률 최저한도를 40%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의 행정지도를 시행했다. 이에 그간 증권사와 종목에 따라 10~30% 수준이던 증거금률이 금융당국의 행정지도에 따라 일제히 40%로 높아졌다.
올 상반기 증시 호황에 CFD에 가입하는 투자자들이 증가한 것도 CFD 시장 확대에 일조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증권사 CFD 계좌 잔액은 4조2864억원으로, 지난 2019년 말 1조2713억원 대비 약 3.4배 늘어난 수준이다. CFD 계좌를 가진 개인 투자자도 2019년 말 823명에서 올해 8월 말 4720명으로 늘었다.
한편 일각에선 최근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CFD 서비스를 활용한 투자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증시가 크게 하락할 경우 레버리지로 인한 위험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CFD 서비스를 통해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한 종목의 주가가 급락하게 되면 대규모 반대매매가 나올 수도 있다.
장효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높은 레버리지를 사용해 거래하는 경우 기초자산 가격 또는 시장 요인이 조금만 변해도 평가 금액은 크게 달라져 투자 위험도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jhy@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