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비즈=박혜선 기자] 인체 중 하체는 상체의 하중을 떠받드는 부위이기에 상체에 비해 피로감이 빨리 찾아오기 쉽다. 특히 오래 서있거나 걷거나 뛰는 행동이 많은 사람은 다리가 더 빨리 피로하고 무겁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 때문에 퇴근 후에 다리 피로를 빠르게 풀고자 족욕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족욕은 발과 다리의 체온을 빠르게 높여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돕고 뭉친 근육을 이완시켜 다리 피로감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혈관 질환인 하지정맥류가 있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의료진들은 말한다.
하체에 위치한 정맥혈관은 혈액이 발끝에서 심장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혈관 내 판막이 혈액이 역류하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 판막이 늘어지고 찢어지면 혈액이 아래쪽으로 흘러내리고, 흘러내리는 혈액에 의해 혈관 압력이 높아져 정맥혈관이 늘어나고 비틀리는 질환이 바로 하지정맥류이다.
족욕을 하면 발과 다리의 체온이 높아지고 혈액순환이 빨라지는데, 이때 판막이 망가져 있는 사람들은 역류하는 혈액의 양도 덩달아 증가하기 때문에 오히려 하지정맥류 상태를 악화시켜 증상을 더 자주 유발할 수 있다. 하지정맥류 증상은 매우 다양하나 주로 다리의 피로감, 통증, 무거움, 가려움, 화끈거림, 쥐내림, 혈관비침 등이 있으며 혈액이 역류하는 위치에 따라 허리부터 발끝까지도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 다리 피로감은 일시적인 무리한 활동이 원인이 되는 경우이지만 위와 같이 하지정맥류가 원인인 경우에는 다리 온도를 높이거나 다리에 강한 압박을 가하는 행동을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창원 편하지의원 김기년 원장은 “여름에 접어들면서 하지정맥류 증상이 심해져 진료를 받는 환자가 늘고 있는데, 족욕과 마찬가지로 높은 지열에 의해 다리 체온이 높아지면서 역류하는 혈액의 양이 많아지는 것이 원인”이라며 “여름철에는 샤워 후 찬물을 다리에 끼얹어 주는 등 다리 체온이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증상이 더 자주 발생하고 심해지기 시작했다면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에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