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스 파문'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사퇴… 주가는 9.52% 급등

-4일 기자회견 열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 발표
-'회삿돈 유용 의혹' 장남 홍진성 상무 관련 "경영 승계 안해"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최근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남양유업 본사 대강당에서 대국민 사과를 발표, 눈물을 보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세계비즈=권영준 기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불가리스의 코로나19 억제 효과'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회장식 사퇴를 발표했다. 이와 함께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모든 것의 책임을 지고자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홍 회장의 이번 사과와 사퇴 발표는 '불가리스 사태'가 일어난 지 21일 만이다.

 

홍 회장이 불가리스 사태로 18년 만에 물러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남양유업 주가는 급등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9.52% 오른 36만250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홍 회장은 “먼저 온 국민이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불가리스와 관련된 논란으로 실망하시고 분노하셨을 모든 국민과 현장에서 더욱 상처받고 어려운 날들을 보내고 계신 직원, 대리점주, 낙농가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2013년 회사의 '(대리점 물량) 밀어내기' 파문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저의 외조카 황하나 (마약) 사건, 지난해 발생한 온라인 댓글 등 논란이 생겼을 때 회장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서 사과드리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많이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경영권과 관련해 승계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유로는 홍 회장의 장남 홍진성 상무(기획마케팅총괄본부장)가 이번 사태에 책임이있는 것을 물론 회삿돈 유용 의혹을 받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상무는 회사 비용으로 고급 외제차를 빌려 자녀 등교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의혹이 제기된 지난달 보직 해임됐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청은 인체 대상의 연구가 아니어서 효과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불가리스 효과를 과장했다는 비판이 쏟아지며 소비자들 사이에서 2013년 '대리점 갑질 사태' 이후 또다시 남양유업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에 대한 경찰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

 

한편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는 전날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사의를 밝혔다.

 

young070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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