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디지털화폐에 확연히 다른 美中 입장 차이 …한국은?

중국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가속화하는 반면 미국은 신중한 입장이다. 우리나라의 추진 방향도 관심을 모은다.  출처=연합뉴스

[임정빈 선임기자]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발행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정책방향이 크게 달라 주목된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 CBDC 발행 추진방향과 속도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1일 금융권 및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달 광둥성 선전시에서 CBDC를 대규모로 공개 테스트하는 등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선전에서 진행된 중국의 첫 법정 디지털화폐 대규모 공개 테스트가 순조롭게 진행됐다.

 

중국은 동계올림픽 개최예정지인 선전과 쑤저우, 청두 등에서 폐쇄적인 테스트를 한 바 있으나 이처럼 대규모로 공개 시험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선전시 당국은 지난 19일 밤 위챗 계정을 통해 “지난 18일까지 인민은행과 공동으로 진행한 디지털 화폐 시험이 끝난 가운데 4만7573명이 성공적으로 디지털 위안화를 받아가 총 6만2788건의 거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앞서 인민은행과 선전시는 추첨 방식으로 지난 12일 시민 5만명에게 200위안씩 총 1000만 위안(약 17억원)을 나눠줬다.

 

중앙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화폐(CBDC)를 받아 간 이들은 일주일간 선전시 뤄후구의 3389개 상업 시설에서 디지털 화폐를 자유롭게 사용했다.

 

이번 테스트는 상점의 결제단말기로 스캔되는 QR코드 체크가 추가된다는 점을 제외하고 기존의 알리페이 등과 같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전해졌다.

 

문제는 디지털 위안화가 이처럼 본격적으로 사용될 경우,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상업은행 모두 위안화의 거래내역에 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이는 자금세탁이나 테러자금 조달 등 불법자금 추적이나 특정 경제계층에 대한 통화정책 개입은 가능하겠지만 국가가 개인정보의 핵심을 침범할 수 있게 된다.

 

미국은 이런 점 등으로 인해 CBDC 발행에 있어서 중국과 선을 긋고 있는 분위기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 주최 토론에서 “미국은 CBDC에서 처음이 되는 것보다 올바르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아직 CBDC에 대해서는 보다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파월 의장은 이와 관련, “CBDC에 대한 사이버공격이나 위조 및 사기 가능성, CBDC가 통화 및 재정정책에 미치는 영향, CBDC로 인한 사용자 개인정보 침해 문제 등에 대해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9일 국제결제은행(BIS)과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BOE), 일본은행(BOJ), 스웨덴중앙은행, 캐나다중앙은행, 스위스중앙은행(SNB) 등과 함께 CBDC에 대한 주요 요건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 보고서는 CBDC가 기존의 법정통화를 대체하기보다는 보완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제시했다. 금융 및 재정 안정성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운영돼야 한다는 점도 명기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은행이 최근 CBDC 연구에 박차를 가하는 등 CBDC 발행을 위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 내에서의 발행도 문제지만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가 국내에서 사용됐을 경우도 검토해야 한다는 점이다.

 

서울 명동 등 중국 여행객들이 자주 찾는 지역에서 디지털 위안화가 사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결제된 위안화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그리고 그로 인한 개인정보 데이터의 유출문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도 중요한 사안이 될 수 밖에 없다.

 

jblim@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