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뉴노멀의 시대③] ‘비대면의 일상화’…불황 모르는 택배·제지업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생활물류 택배물동량 증가로 택배업계가 수혜를 누리고 있다. CJ대한통운 제공
 

 

[오현승·김대한 기자] 최근 비대면 생활방식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배달업, 제지업종 등이 호황을 맞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오프라인 소비의 빈도가 크게 줄어든 데 따른 효과다. 앞으로 이 같은 추세는 더욱 빠르게 자리잡을 거라는 분석이 많다.

 

◆코로나19 속 불황 모르는 택배업 

 

 택배·배달업종은 최근 폭발적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꺼리며 비대면 구매행태가 급증한 영향이 크다. 택배물동량도 급증했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생활물류 택배물동량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 택배물동량은 21억 6034만여개로 전년 동기 대비 20.0%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와 이와 맞물린 추석 연휴 이동량 감소 전망을 고려하면 올 추석 택배물동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올 추석 택배물동량이 1년 전보다 30%가량 늘 것으로 봤다.

 

 이러한 추세는 국내 주요 택배사업자들의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형화물 증가에 따른 택배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에도 불구하고 택배 단가가 업체들에 유리하게 결정되고 있어서다. 택배업계 1위 CJ대한통운의 올 상반기 택배사업매출은 1조 5077억 원으로 전반기(1조 1842억 원) 대비 27.32% 급증했다. 한진의 경우 올 상반기 전체 매출에서 택배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44.59%까지 늘었다. 전년 동기(34.37%) 대비 11.22%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배달시장 역시 성장세가 가파르다. 통계청이 내놓은 ‘2019년 연간 온라인쇼핑 동향’을 보면 지난해 배달음식 주문 등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9조 736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84.6% 급증한 규모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산한 국내 배달음식 시장 규모는 20조 원에 이른다. 그간 배달업종의 성장은 1인 가구 및 맞벌이가구 증가가 이끌었다는 분석이 많았다. 통계청의 ‘2019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보면 1인 가구 비율은 30.2%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010년 23.9%보다도 6.3%포인트 급증했다. 지난해 맞벌이 가구 비중은 46%로 전체의 절반 수준에 육박했다.

 

 코로나19 확산은 배달업 성장의 촉매제 역할을 했다. 최근 배달시장은 배달의민족을 필두로 한 배달업체 이외에 쿠팡, 위메프 등 이커머스 업체들도 뛰어든 상태다. 여기에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등 대형 백화점은 물론 네이버, 카카오 등 IT플랫폼도 가세했다. 오토바이, 전동킥보드 등을 활용하던 배달 방식이 점차 다양화하는 추세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GS25, 씨유(CU) 등 편의점 사업자들은 ‘도보 배달’을 론칭하며 배달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백판지 수요 급증에 제지업계 특수

 

 제지업계는 ‘코로나 특수’를 타고 부활한 대표적인 업종 중 하나다. 배송경쟁으로 매출이 우상향 곡선을 그리더니 최근엔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수요까지 겹치면서 성장세에 탄력이 붙었다. 그간 제지업계는 사양산업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비대면쇼핑 확산에 따른 포장재 수요 증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015년 54조 원에서 지난해 111조 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택배 물량은 18억 박스에서 25억 4000만 박스로 늘었다.

 

 특히 최근엔 외식 및 쇼핑을 집 안에서 해결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식음료 및 제품 온라인 주문량이 증가했다. 제과, 화장품, 약품, 완구, 농·수산물 등 경공업 제품 포장재로 주로 쓰이는 백판지의 수요도 크게 늘었다. 한 배송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과 추석 시즌까지 맞물리며 주문량이 대폭 늘었고 자연스레 포장 수요도 증가했다”며 “배송량이 많아 박스를 수급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양사업으로 여겨졌던 제지산업이 최근 실적 개선세를 시현하고 있다. 사진은 국내 최대 백판지 생산 역량을 보유한 한솔제지 대전공장. 한솔제지 제공

 배달 수요의 증가는 제지업체들의 호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제지업계에서 백판지 생산 규모의 40%를 차지하는 백판지 업계 1위인 한솔제지는 올 2분기 335억 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4.3%나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순익은 49억 원에서 279억 원으로 5.6배 급증했다. 백판지 업계 2위인 깨끗한나라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 362억 원, 순익 252억 원을 시현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3위 세하 역시 온라인 및 홈쇼핑 시장 등 택배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농수산물 포장에서 산업용지 사용 비중 증가에 따라 호실적을 냈다. 이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71억 원으로 1분기 대비 31.5%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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