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배터리 데이’ 임박…배터리 업계 ‘촉각’

신기술·내재화 여부·원가 절감 등 관전포인트
中 LEF 채택·배터리 내재화 등 직간접적 영향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연합뉴스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테슬라가 향후 자사의 사업 로드맵을 밝히는 ‘배터리 데이’가 이틀 앞(현지시간 22일)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배터리업계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를 비롯해 소재 및 부품·장비업체들도 글로벌 전기차업계를 이끄는 테슬라의 사업 방향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전 세계 플러그드인하이브리드(PHEV) 및 전기차(BEV) 시장에서 약 16%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모델3’ 성공에 힘입은 결과다. 순수 BEV로만 범위를 좁히면 테슬라의 시장점유율은 25%에 이른다. 테슬라의 SUV 모델인 ‘모델Y’의 생산능력이 확충되면서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이 더욱 늘어날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테슬라는 배터리 데이에서 어떠한 혁신안을 내놓을까. 대신증권은 “테슬라가 중장기 사업 목표를 달성하려면 배터리의 가격 하락, 에너지 밀도 개선, 장수명 배터리 개발 등이 요구된다”며 “(배터리 데이에선) 단결정 양극재, 건식 전극 기술, CTP 기술, 자체 생산(내재화) 등이 거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00만 마일 배터리’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주행거리를 현재의 두 배 이상 늘린다는 점에서 테슬라가 추진 중인 차량공유 서비스 ‘로보 택시’와도 연관 깊기 때문이다.

 

 교보증권은 배터리 데이의 관전포인트로 신기술, 내재화 여부, 원가 절감 등을 제시했다. 테슬라가 배터리 데이에서 고가의 코발트를 쓰지 않는 LFP계열의 배터리를 선보일 거라는 예상도 있다. 원가 절감, 충전 속도 향상 등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테슬라가 중국 CATL의 LFP계열 배터리를 장기적으로 채택할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NCM계열의 배터리에 주력하고 있는 한국 업체들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교보증권은 “기존 LFP계열 배터리가 다양한 화학 물질 구성이 어려운 데다 에너지 밀도가 낮아 단위 에너지당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문제가 있다는 점에서 테슬라가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테슬라가 배터리 내재화를 공식 발표할지도 관심사다. 현재 테슬라는 캘리포니아 프리몬트(Fremont) 공장 설비 확장을 통해 소규모 자체 배터리 생산 계획인 ‘로드러너(Roadrunner)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막대한 투자부담을 감안하면 당장 테슬라가 본격적으로 자체 배터리를 생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반론도 나온다.

 

 국내 한 자동차학과 교수는 “테슬라는 최근 (50억 달러 규모로) 진행한 유상증자를 통해 독일 베를린, 미국 텍사스 등에 공장을 세우고, 인텔 등에 뒤처진 자율주행 관련 사업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며 “직접 배터리 제조에 뛰어들 여력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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