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안 맡겠다” 라임 배드뱅크 설립 막판 '진통'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라임자산운용의 부실 펀드를 정리하기 위한 이른바 ‘배드뱅크’ 출범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최대주주 자리를 맡지 않기 위한 라임펀드 판매사 간 진통이 여전하다. 

 

24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배드뱅크 설립에 참여하기로 한 라임펀드 판매사 20곳은 큰 틀에서의 참여 합의를 마친 채 세부 조율을 진행 중이다.  배드뱅크는 금융회사의 부실 자산을 처리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으로, 운용사 형태의 배드뱅크가 설립되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융당국은 기존 라임 경영진을 통한 자금 회수는 어렵다는 판단 하에 배드뱅크 설립을 통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번 배드뱅크의 자본금은 약 50억 원 규모, 운영 기간은 6년 안팎으로 예상된다.

 

현재 배드뱅크 참여 판매사들은 출자비율과 금액 등 세부사항을 놓고 막판 조율을 진행 중이다. 환매 중단된 라임 펀드 판매 잔액에 비례해 배드뱅크에 더 많이 출자하는 구조인데, 기준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최대주주가 갈리게 되기 때문이다. 단일 금융회사로는 우리은행(3577억 원)의 판매금액이 가장 많지만, 그룹사를 기준으로 보면 신한금융그룹(신한금융투자 3248억 원·신한은행 2769억 원)이 더 많다. 라임 사태에 대한 책임 측면 등을 고려하면 판매사 간 출자비율 협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판매사들의 설립 합의가 마무리되는대로 최대한 신규 등록 심사 및 출자 승인 절차 등을 빠르게 진행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의 심사 및 승인 절차가 1~2달 이내로 끝나면 배드뱅크는 오는 8월 경 공식 출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판매사에 대한 책임 여부가 가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배드뱅크가 먼저 설립되는 건 금융감독원 및 증권사들이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소비자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라임 사태라는 개별 금융사의 사기 행위를 배드뱅크로 처리하려는 건 투자자 피해문제의 초점을 흐리고 피해자를 기만하려는 행위에 불과하다”며 “금감원은 배드뱅크 설립 추진을 중단하고 회사별, 펀드별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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