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기, 저점 형성했을까…전망은 아직도 불확실

전문가들 "우리 경제 과연 성장세를 타기 위한 여건 갖췄나" 의문

[세계비즈=임정빈 선임기자] 미중 무역분쟁 이후 지속적으로 하강하던 경기는 언제쯤 반등할 수 있을까.

 

13일 연구기관 및 외신 등에 따르면 그동안 맥 못추고 내려가던 경기가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저점 가능성이 있다는 희망 섞인 전망도 나온다.

 

최근 JP모건과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이 공동 조사해 발표한 글로벌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 9월과 10월에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물론 10월에는 49.8을 기록, 아직도 경기둔화는 지속중이라는 인식이 좀 더 강하다. 5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 상승, 그 이하면 경기 하강에 대한 인식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동안 악화하던 PMI가 2개월 연속 반등한 사실 만으로도 글로벌 금융시장 및 자산시장에 상당한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경기 저점 가능성을 제시했다.

 

KDI는 ‘2019 하반기 경제전망’ 발표를 통해 올해 2%, 내년 2.3%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하며 “대외 부문이 갑작스럽게 나빠지지만 않는다면 경기 저점이 금년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 근방에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는 설비투자와 수출이 3분기와 4분기에 호전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 기업들이 새롭게 시설 투자를 한다는 소식과 정부의 재정집행이 늘어나는 점도 제시했다.

 

지표로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횡보하고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등 심리 지표는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KDI 전망에는 ‘대외 부문이 갑작스럽게 나빠지지만 않는다면’이라는 중요한 전제가 붙어 있다.

 

우리나라와 글로벌 경제 강타한 미중 무역전쟁이 더 이상 악화하지 않아야 하고 브렉시트 등 대외 변수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전망치를 그나마 2%대까지 끌어올린 중요한 요인은 기저효과에 근거한다는 분석을 했다.

 

지난해 말부터 경기가 워낙 좋지 않았던 만큼 전년 동기대비로 계산하는 지표가 호전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KDI는 설비투자를 예로 들어 내년에 8% 증가하더라도 실제 수준은 2017∼2018년도에도 못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KDI는 “최근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횡보하고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등 심리 지표는 반등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향후 경기 부진이 심화할 가능성이 작다”고 적시했다.

 

이 부분은 해외전문가들이 내놓고 있는 “경기침체 없는 경기둔화 사이클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거의 일치한다. 일단 급속한 경기 하강은 멈췄다는 점은 같다. 그러나 반등 가능성과 전망 수치를 장밋빛으로 바꿔놓은 듯하다.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된다고 하더라도 우리 경제가 과연 다시 성장세를 타기 위한 여건을 갖췄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KDI도 “긴 관점에서 본다면 민간이 성장을 주도해야 한다”면서 “인적, 물적 자원이 생산성 높은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여건이 마련돼야 하지만 규제 등 막힌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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