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 개최 시기인 여름의 카타르는 평균기온 23℃∼45℃에 평균습도가 85%로 고온다습한 날씨다. 선수, 축구팬 모두 힘든 환경이다. 반대로 평균기온 7℃∼20℃의 분포를 보이는 겨울 날씨는 축구 경기를 하기에 적합하다. 중동으로 전지훈련을 다녀온 K리그 구단 관계자도 “카타르 여행의 적기로 11월부터 2월까지로 꼽힌다더라. 잔잔하고 건조한 바람이 불어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카타르월드컵 겨울 개최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국제축구연맹(FIFA)이 개최 시기를 두고 24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실무 회의를 연다”며 “겨울 개최 가능성을 검토하고, 최종 결정은 오는 3월 스위스 취히리에서 열리는 FIFA 집행위원회에서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경적인 요소만 두고 본다면 겨울 개최가 적합하다. 하지만 두 개의 큰 산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 우선은 세계 최대 축구 시장 유럽이 시즌을 중반이라는 것.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등 유럽 최고의 리그는 가을에 개막해 봄에 끝난다. 이에 유럽프로축구리그협회(ECA) 관계자들은 막대한 손해를 고려해 겨울 개최를 반대하고 있다.
다른 장애물은 2022년 동계올림픽이다. 현재 굵직한 국제 대회는 아시아 집중현상을 빚고 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2020년 도쿄올림픽, 2022년 동계올림픽(후보지 중국 베이징,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이어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모두 아시아에서 열린다. 이미 국제대회 개최 형평성에서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월드컵마저 겨울에 열린다면 시기적인 문제까지 발생한다. 특히 월드컵이 1∼2월에 열린다면 동계올림픽과, 11∼12월 열린다면 대륙별 축구대회와 겹친다. 아시안컵과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은 월드컵 다음해 1월에 열린다. 유럽축구선수권 예선전 일정도 고려해야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안고 겨울 개최로 결정이 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 = FIF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