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진 투자 지형도①]핵심테마 '지배구조 변화-배당 확대'

새해 국내외 투자 환경 점검
'실적과 배당'…주가 차별화 가속

새해에는 과거와는 다른 형태의 투자환경이 조성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의 지난해 증시 전망치가 빗나갔듯이 하루하루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에서 투자자들은 어떤 시각으로 투자에 임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015년 우리 주식시장에는 불안감과 불확실성이 팽배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많다.

금융투자업계 대부분은 올해에도 코스피가 박스권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코스피 상단을 보수적으로 추정했다. 상반기 미국 금리인상이 예상되면서 달러화 강세에 대한 부담이 높아지고 있고, 급락한 국제 유가가 회복될지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유럽의 재정정책의 실행과 중국 생산자물가의 변화 역시 주목해야 할 주요 변수 중 하나다. 특히 굵직굵직한 해외변수들이 곳곳에 잠복해 있다는 점에서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같이 국내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보다는 다소 부정적인 견해가 우위를 보이면서 국내보다는 중국 등 해외 주식 및 펀드상품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권고하는 주문도 나오고 있다. 또 저금리-저성장-고령화 기조 속에서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예상되지만,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성장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파이낸스는 새해를 맞아 올해 우리 증시를 좌우할 주요 변수와 투자요인 등을 점검하고 투자 전략 및 대응 방안 등을 시리즈를 통해 집중조명한다. <편집자주> 

우선 기업의 실적과 배당에 중점을 두는 투자전략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유효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같은 업종이더라도 실적 모멘텀과 배당정책 등으로 주가가 차별화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금배당을 결정한 상장기업 수는 총 60개사, 배당금은 206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배당기업수와 배당금은 각각 300%, 752% 대폭 증가했다.

◆배당, 연말에만 반짝?…"배당 확대, 피할 수 없는 흐름"


올해에도 국내 주식시장에서 배당 확대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교보증권은 올해에도 국내 상장 기업의 배당 성향 확대가 가속화할 것으로 진단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3년간 박스권에서 등락함에 따라 투자자의 자본 이득이 이전에 비해 감소하면서 자연스럽게 투자자의 관심이 배당으로 쏠렸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증시 내 기관 투자자 비중이 증가하고 기업 지배구조 개선 요구가 증가하는 것도 향후 국내 기업의 배당 성향 확대 전망의 근거"라고 설명했다.

정부도 기업이 사내유보금으로 현금을 쌓아두지 않고 배당이나 투자로 돈을 풀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배당 확대 기류는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기획재정부는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기금의 배당 주주권 행사와 배당주 투자비중 확대를 강조하고 있고, 자사주 매입(소각)도 배당으로 인정해 기업소득환류세제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 등을 담은 2015년 경제정책 기본방향을 지난달 22일 발표했다.

정부는 향후 정부 출자기관의 배당성향을 40%까지 높일 계획이다. 2013년 기준 우리나라 정부출자기업의 배당성향은 24.2%로 스웨덴(48~82.9%), 영국(48.1~68.9%), 프랑스(48.1~68.9%) 등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김재은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앞장서서 공기업 배당 확대를 장려하는 것은 정부의 재정건전성 제고를 위해서지만 민간기업의 배당성향이 확대되는 선순환을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해 7월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 방향에서 배당소득 증대세제와 기업소득 환류세제가 처음 언급됐고 이후 신 배당지수가 출시된 바 있다.

여기에 연기금의 배당 관련 주주권 행사 제약 요인의 해소를 포함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령이 이르면 올 초 공표되는 것도 긍정적이다.

김재은 연구원은 "연기금의 주주권 강화는 장기적으로 배당에 인색한 한국 기업의 성향을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MSCI 기준으로 살펴보면 현재 한국의 배당수익률은 1.3%대로 전 세계에?가장 낮은 수준으로 연기금 지분율이 높은 가운데 과거 배당 수익률이 낮으며, 배당여력이 양호한 기업이 배당 확대할 가능성 높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정부의 기조에 부응하듯 시가총액 상위 기업의 배당 확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배당 확대설에 대한 조회 공시 요구에 "특별배당금 성격으로 작년 대비 30∼50%의 배당 증대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지난달 19일 답변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중 현금배당 공시기업 60개사의 배당금 총액은 2067억원으로 전년 1174억원보다 893억원(76%) 급증했다.

김지혜 연구원은 "증시 부진으로 주주이익환원 정책이 주목받게 됨에 따라 삼성전자, 현대차 등의 배당 확대 계획이 발표돼 긍정적"이라며 "지난 2008년 이후 부진했던 자사주 순취득 규모도 6년 만에 최고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며, 자사주 매입이 주주 이익 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활용되는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성장 배당주에 집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제안했다.

현대증권은 2015년 투자전략으로 배당성장주에 긍정적인 접근을 하기를 권했다. 곽병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상반기까지는 박스권 장세를 감안해야 한다"며 "Quality Style(실적호전 IT, 헬스케어, 배당주), 경기부양 수혜섹터(증권, 건설, 지방은행), 우량 중소형주 등이 대안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정선 현대증권 연구원은 "특히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시장금리+알파(α)를 노릴 수 있다는 장점으로 배당 관련 종목들에 대한 관심은 향후에도 꾸준히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증권도 정부의 내수부양 의지와 배당 확대 유도 정책에 주목할 것을 제시했다.

삼성증권은 "정부는 2015년 세법 개정안에서 가계소득 3대 패키지를 제시하는 등 극심한 내수침체 탈피를 위해 자본시장에도 관심을 가졌고 배당증대를 통한 한국 증시 밸류에이션 상향과 이에 따른 소비심리 개선 등 간접적 효과에 대한 기대 유효하다"며 "과거와 달리 대주주가 주도하는 주주가치 제고정책 시행 가능성 높다"며 향후 배당확대 예상주로 CJ, 현대위아,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를 지목했다.

◆시장지배력 강화 기업-중국 관련 기업 ''주목''

2014년에는 치열한 경쟁에 놓여 獵?기업들보단 개별 모멘텀을 보유한 기업들의 주가수익률이 높았다. 올해에도 급격한 경기 회복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이러한 패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은 중소형주 투자전략 가운데 우선적으로 시장지배력을 보유한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정선 연구원은 "시장지배력을 보유한 기업들은 외부적 영향에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특히나 기업 활동이 어려운 상황에서의 안정적인 이익창출은 주가 결정변수에 있어서도 PER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기존의 캐쉬카우 사업을 기반으로 한 신사업 추진과 자본투자(CAPEX), 그리고 주주환원 정책에서도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하다"며 이오테크닉스, 고영, 인바디를 꾸준한 성장성을 보여주고 있는 기업으로 꼽았다.

부국증권은 턴어라운드, 중국향 업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철강, 석유 등 소재업체와 조선과 운송 등 산업재는 지난해 주가 낙폭이 컸지만 올해에는 실적 개선 가능성이 엿보이며, 음식료와 화장품 등 중국향 소비 업종의 경우 실적이 개선할 것으로 봤다. 

◆삼성·현대차·롯데 등 지배구조 개편…''거함의 이동''

이 밖에도 2015년 우리 증시에서 중요한 키워드로 ‘대기업의 지배구조’가 떠올랐다. 지난해 말 삼성SDS, 제일모직 상장으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의 분위기가 본격화되면서 어느 때보다 지배구조 이슈가 중요한 한해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신증권은 ''대기업 지배구조''를 올 상반기 한국 증시의 구조 변화 테마로 지목했다. 상반기에 대기업 지배구조의 변화 방향이 점차 가시화돼 주주 친화정책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반기 우리 증시의 주요한 구조 변화로는 배당성향 확대를 뽑았다.

하이투자증권도 저성장 국면에서 자회사들의 포트폴리오 효과 등으로 이익의 안정성이 뛰어난 지주회사,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지배구조 변환을 올해 투자 키워드로 선정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는 기업지배구조의 한 형태로 지배구조 측면에서 그룹사의 지주회사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우리나라의 주요한 기업지배구조로 자리잡고 있다"며 "오너들이 지주회사를 통해 그룹을 지배하는 지주회사 체제로 지배구조가 안정화되면 결국 오너 가치?주주가치로 동일시되므로 기업지배구조가 견고화되면서 지주회사의 배당성향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올해 한국 증시에서 기대하는 세 가지 알파(α) 중 첫 번째로 대기업 지배구조 이슈를 선정했다. 기업의 지배구조 변화는 긴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대기업 지배구조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중간금융지주회사법 추진(2014년), 과세 이연 일몰(2015년), 금산분리 강화(2017년) 등 규제환경 변화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에도 지배구조 변화는 늘 시장의 화두였지만 2015년에는 특히 파급력이 클 전망인데 과거의 지배구조 변화와는 규모나 상징성 측면에서 비교할 수 없게 큰 삼성, 현대차, 롯데 등 이른바 ‘거함’의 이동이 예상되기 때문"이라며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화에 낮은 주가가 유리하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이익 감소기에 진입했다는 점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가 선정한 나머지 알파는 유가하락, 중국 자본시장 개방이다.

삼성증권은 ▲배당 기회의 유효 ▲밸류에이션 매력 ▲장기적 성장성 ▲지배구조 등 투자환경 적합성 등을 기준으로 2015년 탑픽을 선정했다. 선정된 종목은 삼성전자, 삼성생명, 현대모비스, SK텔레콤, 아모레퍼시픽, 삼성물산, 다음카카오, GKL, 현대그린푸드, 경남은행이다.

삼성증권은 "역사적으로 과도하게 낮은 밸류에이션에서 거래 중이지만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정상화 국면에서는 선호 확대 가능성이 유효하다"며 "산업·개별 기업 차원에서 안정적 성장이 기대되는 사업모델을 보유하고 경쟁관계 및 정책불확실성 등 존재하나 위험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탑픽을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다만, 지배구조 테마는 시간이 소요될 수 있어 보다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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