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돋보기] 재건축만 답일까…분당서 다시 뜨는 리모델링

경기 성남시 불곡산에서 분당구 일대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경기 성남시 불곡산에서 분당구 일대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재건축에 쏠렸던 1기 신도시 정비사업에서 리모델링이 다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기존 골조를 활용하면서 주거면적과 주차장, 커뮤니티 시설을 신축 아파트 수준으로 끌어올린 단지가 실제 분양과 입주 단계에 들어서면서다.

 

대표 사례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느티마을4단지를 리모델링하는 ‘더샵 분당하이스트’다. 1994년 준공된 기존 단지는 16개동 1006가구였지만 리모델링을 거쳐 지하 4층~지상 최고 26층, 17개동, 1149가구로 바뀐다. 늘어난 143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성남시 입주자모집공고 기준 입주는 2027년 12월 예정이다.

 

공사 방식도 과거의 단순 증축과 다르다. 기존 골조를 남긴 채 수평·수직·별동 증축을 함께 적용했다. 기존 전용 68㎡ 2베이 가구를 전용 84㎡ 4베이 구조로 넓힌 사례도 있다. 단지 전체 연면적은 약 12만3000㎡에서 21만8000㎡로 76%가량 증가한다.

 

노후 단지의 고질적인 주차 문제도 손봤다. 기존 601대 수준이던 주차 공간을 지하 4층, 1966대 규모로 늘려 가구당 1.66대를 확보했다. 지하주차장과 각 동 엘리베이터를 직접 연결하고 기존 지상 주차공간은 조경 공간으로 바꾼다.

 

시장 반응도 확인되고 있다. 인접한 느티마을3단지를 리모델링한 ‘더샵 분당티에르원’은 지난해 일반분양 1순위에서 47가구 모집에 4721명이 신청해 평균 100.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새 택지가 거의 없는 분당에서 리모델링이 신축 공급을 보완하는 통로로 부상한 셈이다.

 

분당에서는 리모델링의 실제 성과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나온다. 성남시에 따르면 현재 분당에서 7개 단지가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구미동 무지개마을4단지를 시작으로 정자동 느티마을3·4단지 등이 2027년 잇달아 준공·입주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다만 리모델링이 모든 노후 단지의 해법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행 주택법상 세대수 증가형 리모델링은 기존 가구 수의 15% 이내로 제한된다. 전용면적 증축도 85㎡ 미만은 40%, 그 이상은 30% 이내다. 일반분양 물량을 크게 늘려 사업비를 충당할 수 있는 재건축과 비교하면 사업성 확보에 제약이 있다.

 

노후계획도시 특별법 시행 이후 1기 신도시에서 재건축 기대가 커진 것도 변수다. 특별법은 재건축뿐 아니라 리모델링도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에 포함하고 있다. 다만 용적률 상향과 대규모 가구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단지에서는 재건축 선호가 상대적으로 강하다.

 

결국 리모델링의 경쟁력은 속도와 현실성에 달렸다는 평가다. 이미 조합 설립과 인허가, 착공까지 진행된 단지라면 재건축으로 방향을 틀어 사업을 다시 시작하는 것보다 기존 사업을 마무리하는 편이 유리할 수 있다. 분당 리모델링 단지들의 내년 입주 성적표가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의 또 다른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