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부터 온라인으로 진행된 정부의 부동산 정책 의견수렴 과정에서 초고가 주택 기준을 30억~50억원 수준으로 정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도 보유 주택 수에서 보유 주택 합산가액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이 같은 사전 의견수렴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앞서 공급·금융·세제 분야별 토론회와 온라인 창구를 통해 전문가와 국민 의견을 받았다.
세제 분야에서는 초고가 1주택자에게 적용되는 보유세 혜택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를 완화하려면 초고가 주택의 세 부담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미실현이익 과세와 세 부담의 임차인 전가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왔다.
종부세는 주택 수보다 보유 주택의 합산가액을 기준으로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저가주택 여러 채를 보유한 사람이 초고가 1주택자보다 많은 세금을 내는 현행 구조를 손질해야 한다는 취지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서는 실거주 요건을 강화하고 세 부담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과 직장·교육·요양 등에 따른 불가피한 비거주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섰다.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비거주 주택의 혜택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과 공제 축소가 매물 잠김을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제기됐다.
보유세와 거래세의 관계를 놓고는 보유세를 높이는 대신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다만 근로소득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부동산 양도차익에도 적정 수준으로 과세해야 한다는 반론도 나왔다.
공급 분야에서는 준공업지역 등 도심 유휴부지를 활용하고 공공기여를 전제로 비주택 용지를 주거용으로 전환하자는 제안이 제시됐다. 민간 재개발·재건축은 용적률을 높이고 공공기여 의무를 합리화해 사업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공통으로 나왔다. 조합설립 동의율 인하와 재건축부담금 완화도 거론됐다.
비아파트 공급을 늘리기 위해 사업자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소형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등을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임대주택은 고품질 공공임대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과 민간임대사업자에 대한 규제 완화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맞섰다.
규제지역 지정 제도는 시장 안정을 위해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과 공급 위축·매물 잠김을 고려해 지역별로 차등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갈렸다. 공공택지 내 주택 구성도 주거 사다리 복원을 위한 공공분양 확대론과 주거복지 강화를 위한 공공임대 확대론이 대립했다.
금융 분야에서는 대출 총량관리를 시장 과열기에만 한시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과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섰다. 온라인에서는 총량관리 완화 요구가 많았다.
청년과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의 대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다수 제기됐다. 반면 공급이 제한된 상태에서 대출을 늘리면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신중론도 나왔다. 전세대출 역시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지원 확대론과 전셋값 상승·갭투자를 막기 위한 관리 강화론이 맞섰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