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양한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LG 스마트 TV의 메인 화면 상단 배너에 샤넬 향수의 캠페인 광고가 뜬다. 배너를 클릭하면 곧장 30초 길이의 광고가 재생된다. 새롭게 개봉하는 영화를 소개하는 광고도 배너에 등장한다. 배너의 QR코드를 스캔하면 브랜드 페이지로 이동한다.
LG전자의 손자회사인 미국 실리콘밸리의 기술 기업 알폰소가 19일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커넥티드TV(CTV) 광고 사업 브랜드 ‘LG애드솔루션’의 성과와 이를 바탕으로 한 미국 증시 기업공개(IPO) 계획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는 아시시 초디아(Ashish Chordia) 창립자를 비롯한 알폰소 경영진이 직접 참석했다.
알폰소는 2012년 설립된 광고·콘텐츠 데이터 분석 전문업체다. LG전자의 자회사인 제니스가 스마트 TV 운영체제인 웹OS 플랫폼의 광고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2020년 알폰소에 투자(지분 65.7%)하면서 LG그룹의 핵심 파트너로 편입됐다. 지배구조로 보면 LG전자→자회사 제니스→알폰소 형태로, 알폰소가 LG전자의 손자회사인 셈이다.
알폰소는 LG애드솔루션이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CTV 생태계 내 광고, 콘텐츠, 데이터 기반 기술을 융합한 커넥티드 TV 플랫폼 비즈니스를 넓히고 있다. CTV는 스마트 TV 등과 같이 인터넷에 연결된 TV로, 동영상과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아시시 초디아 창립자는 “CTV는 전세계 1조달러 규모의 거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며 특히 미국에서는 CTV가 리니어TV를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는 내용의 시장조사업체 분석을 소개했다.
LG애드솔루션의 주요 고객사는 LG 스마트 TV를 통해 광고를 집행하려는 광고주이며, 경쟁사는 삼성 애드(Ads), 로쿠(Roku) 등이 꼽힌다.
알폰소는 LG애드솔루션의 구체적인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언급한 “웹OS 기반 광고·콘텐츠 사업의 지난해 매출이 1조원을 돌파했다”는 내용을 인용하며 LG애드솔루션이 LG전자의 매출과 수익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초디아 창립자는 웹OS가 탑재된 LG 스마트 티비가 전세계에 많이 보급된 것과 LG애드솔루션만의 차별화된 기술이 이 같은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LG애드솔루션이 개발한 자동콘텐츠인식(ACR) 기술은 시청자의 실제 콘텐츠 소비 패턴을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해 광고 타깃 설정부터 도달률 조정, 캠페인 효과 측정까지 광고 집행의 전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홈 화면에 통합된 네이티브 광고, 350개 이상의 패스트(FAST∙무료 스트리밍) 실시간 채널과 7000여편의 주문형비디오(VOD) 콘텐츠 기반 CTV 광고, 모바일·태블릿·데스크톱으로 이어지는 크로스 디바이스 광고 등 포맷 다양성과 확장성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광고효과를 입증하는 다양한 사례들도 공개됐다. 렉서스는 지난해 US오픈과 연계한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 인식이 64% 향상됐으며, 차량 구매 의향도 37%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웰스파고는 신용카드 광고를 통해 기존 TV 광고로는 도달하지 못했던 새로운 고객층에 17.2% 더 많이 도달하는 효과를 얻었다. 한 글로벌 제약 브랜드는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시청자만을 정밀하게 타겟팅해 기존보다 15% 더 많은 고객에게 도달했다. 글로벌 정보서비스 기업 익스피리언은 신용 관리 앱 광고를 통해 소비자의 광고 회상률을 업계 평균의 13배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초디아 창립자는 기조연설을 통해 “알폰소는 콘텐츠, 광고, 커머스, 인공지능(AI)이 자연스럽게 통합된 디지털 플랫폼으로 스마트 TV를 진화시킨다는 LG전자의 비전을 실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LG전자의 매출 및 수익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앞으로 수년간 그 기여를 더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 미국 주식시장 상장 계획도 밝혔다.
앞서 LG전자 자회사 제니스가 알폰소에 지분 투자할 당시 창업자와 키홀더(주요 주주)들은 3년간 성장을 달성하면 미국 상장을 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합의한 바 있다.
초디아 창립자는 “회사는 최근 이 요구권을 이행했으며 미국 증시 상장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미국 증권법상 구체적인 일정이나 상장 규모 등은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