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고속도로 공사 현장의 미얀마인 근로자 감전사고와 관련해 경찰과 고용노동부가 12일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노동부 안양지청은 경기남부경찰청 광명~서울고속도로 공사장 사고 수사전담팀은 이날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 인천 송도 본사와 하청업체인 LT삼보 서울 사무실 등을 압수 수색했다. 사고 발생 8일 만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건설면허 취소 방안 검토 지시가 나온 지 6일 만이다. 경찰과 노동부는 이번 압수수색에 총 70여 명을 투입했다. 양 기관은 사고가 발생한 양수기의 시공 및 관리에 관한 서류와 전자정보는 물론 현장의 안전관리 계획서, 유해위험방지 계획서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4일 오후 1시34분 경기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A(미얀마 국적)씨가 크게 다치는 사고가 났다. 사고현장은 광명시 가학동과 서울 강서구를 연결하는 20.2㎞ 고속도로로 국토교통부가 발주하고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곳이다. 하청업체 소속인 A씨는 지하 18m 지점 양수기 펌프 고장 점검 관련 작업을 하다가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심정지 상태로 구조된 A씨는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다.
노동부와 경찰은 잇단 산업재해로 인해 모든 현장의 작업을 중단하고 긴급 안전점검을 한 뒤 작업을 재개했다가 사고가 난 만큼, 안전점검과 관련한 자료도 압수해 분석할 계획이다. 또 지난 5일 현장 감식에서 수거한 양수기 및 이와 연결된 전원선, 배전반의 시스템 등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까지 종합해 사고의 진상을 규명할 방침이다.
노동부는 이날 엄정한 수사를 위해 지방노동청과 긴급회의를 열기도 했다. 김종윤 산업안전보건본부장 주재로 포스코그룹 관련 본부-지방관서 긴급 합동 수사전략회의를 열었다. 회의에는 포스코 그룹 관련 중대재해처벌법을 수사 중인 지방관서 7곳의 담당 과장이 참여했다. 김 본부장은 “오늘 논의된 수사 방향 등을 토대로 조속한 시일 내에 대검찰청과 소통하고, 긴밀한 수사 협조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현장에서는 지난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현장 추락사고, 4월 경기 광명 신안산선 건설현장 붕괴사고와 대구 주상복합 신축현장 추락사고, 지난달 경남 의령 함양울산고속도로 공사현장 끼임사고 등으로 4차례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일 최근 잇따라 인명 사고가 발생한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건설면허 취소와 공공 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 보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안전 최우선 경영’ 실현을 위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인프라 사업 분야 신규 수주 활동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한편 대통령이 직접 건설 현장에서의 사고 등에 대해 언급하면서 경찰과 노동부는 물론, 관련 부처에서도 건설 외에 산업 현장에 대한 집중 점검에 나서는 분위기다. 건설업계뿐만 아니라 제조업 공장이나 각종 서비스 현장에서 혹시 모를 사고 위험성에 대비하기 위해 각 기업들도 안전 점검에 집중하는 등 분주한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사망사고 등이 나면 우리 회사 일이 아니어도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면서 “앞으로 이러한 일이 터지지 않도록 최대한 예방하고 여론은 물론, 정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