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보어드바이저(RA) 서비스는 로봇(Robot)과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로 인공지능(AI)이 투자자의 성향, 시장 상황, 계좌 현황 등을 실시간 분석해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제안하는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다. 미래에셋증권은 2022년 9월 퇴직연금에 RA 서비스를 처음 도입했다. 지난 6월 25일 기준으로 가입자 수 약 5만명, 운용자산 3조2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지난해 6월 로보어드바이저팀에 합류한 황보람 팀장은 고객 자산 가치를 높이기 위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운영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4일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황 팀장을 만나 미래에셋증권 RA 서비스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RA의 최대 장점은 ‘편리성’”
기존 전통적인 자산 관리는 직접 면대 면으로 전문가들과 소통했다면, RA는 앱을 통해 미리 설계된 알고리즘으로 시장 상황을 분석해 자동으로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바로 받을 수 있다. 사람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없어 객관적이고 투명한 운용이 가능하고, AI의 진단과 맞춤형 제안에 따라 1대 1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시해 보다 체계적인 투자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황 팀장은 “일반적으로 전통적인 자산관리는 고액 자산가에 해당하는 서비스인 데다, 그 안에서도 좀 수수료가 높았던 부분들이 있을 것이다. 로보어드바이저 같은 경우에는 ‘나 자산관리받고 싶어, 어떻게 운영해야 돼?’ 물어보면 AI 기술과 데이터 분석이 결합해 더욱 전문적인 영역의 자산관리는 물론 앱 하나로 편리하게 투자에 다가갈 수 있다”면서도 “단순히 편리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고객 상황과 니즈에 맞는 자산관리를 받으실 수 있게끔 하는 개인화 영역까지도 같이 서비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RA의 투자 전략은 주식만큼 다양하다. 수익률 최대화를 위해서 종목을 발굴하거나, 안정적인 운용을 하기 위한 것들도 당연히 존재한다”며 “저희는 특히 안정성을 목표로 변동성이 크지 않게 운영할 수 있는 형태의 로보어드바이저가 운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입자 급증하는 등 최근 로보어드바이저 각광…피부로 느껴져”
미래에셋증권은 2022년 9월 RA를 처음 도입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개인연금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황 팀장은 “저희가 로보어드바이저를 퇴직연금부터 시작해 이제 2년 10개월 정도 됐다. 현재 계좌 수는 3만8000개, 운용자산은 3조원 정도”라며 “퇴직연금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로 통합 운영하고 있다. 개인연금 같은 경우에는 지난해 11월 론칭했다. 이제 9개월 정도 됐는데 많은 분께서 선택해주셔서 1만3000 계좌에 운용자산은 약 3000억원 정도”라고 자랑했다.
이어 “최근 들어서 상당히 로보어드바이저가 각광을 받고 있다고 피부로 느껴지는 게 가입자가 확실히 많이 늘어났다”며 “특히 올해만 해도 퇴직연금 계좌가 1만 좌가 가입했다”고 부연했다.
◆“금융권 RA 개인화로 승부수…미래에셋증권, 자체 알고리즘으로 선도”
미래에셋증권은 현재 2017년에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으로 RA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허권도 갖고 있다. 타 금융사의 경우 핀테크 업체과 제휴 또는 협력을 통해 해당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황 팀장은 “자체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것은 저희의 고객 정신을 적용했다는 철학적인 부분 있지만, 강조 드리고 싶은 것은 이게 고객 개인화를 하기가 훨씬 더 쉽다는 것”이라며 “자체 알고리즘이 아닌 핀테크 업체의 알고리즘을 사용하게 되면 연금 사업자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라는 부분에서 당연히 제동이 걸리게 된다. 그런 지점에서 개인화하는 데 한계가 생긴다. 저희는 고객의 계좌 상황을 보고 신호를 계좌별로 만들어 내고 있다. 이것이 타사와 비교했을 때 저희의 최고 장점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에는 개인·퇴직연금에 이어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일반주식계좌, 비과세종합저축까지 확대 적용했다. 황 팀장은 “기존에는 연금 부문에서 안정적인 운용을 해왔다. 하지만 ISA와 주식 같은 경우에는 좀 더 도전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 바벨 전략(중간위험은 제외하고 안정적이거나 고위험·고수익 자산에 편입하는 전략)처럼 RA를 통해 더 자유롭게 투자가 가능해졌다”면서도 “이게 끝이 아니다. 단순히 결과만 주는 게 아니라 개인화 영역으로 같이 들어가는 것이다. 종합적인 자산관리 체계로 ‘이렇게 신경 써주고 있구나’ 느낄 수 있게끔 더 발전시켜 향후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1만원으로도 체험 가능…조금씩 해보시길”
황 팀장은 “저희 서비스로 국한해서 말씀드리면 추천 서비스 최소 투자 금액이 1만원이다. 점심 또는 커피 한 잔 비용으로 체험은 해보실 수 있다. 이 금액이면 까먹으실 수도 있다”며 “말씀드리고 싶은 건 ‘자유도’다. 조금씩 늘려갈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한 번에 100만원, 1000만원 넣어야 한다면 거부감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 저희뿐만 아니라 타사도 마찬가지다. 조금씩 하셔서 점차 늘려가시는 걸 추천해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희는 RA의 장점인 편리함과 개인화를 같이 가져가고 있다. 앱을 통해 쉽게 나에게 맞는 투자를 하는 것. 예를 들어서 ‘나 3년 안에 차 사고 싶어’ 계획을 세우면 ‘한 달에 이 금액으로 투자를 하는 게 맞아’라는 식의 목표 지향적인 투자를 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솔루션이다. 아마 다음 스텝은 이렇게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RA가 도입된 지 수년이 지났지만 불신은 여전하다. 개념을 명확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감정적 요소를 반영하지 못하거나 시스템 오류·해킹·데이터 오류 등 기술적 문제에 취약하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황 팀장은 “어떤 분들은 ‘챗 GPT 같은 거야?’, ‘그냥 자동으로 해주는 거 아냐?’라고 물어보시거나, ‘원래 자문 서비스 있었잖아’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저희가 설명을 잘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라면서도 “개인화된 지점에서 분명 다르다. 저희는 상황과 타이밍에 따라서 ‘이렇게 투자하 게 좋다’라고 제안을 드리고 있다. 최근 금융권에서도 비슷한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저희가 더 앞서가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밝혔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