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오간 배경훈·강선우 청문회…후보자 적격성·도덕성 공방

이정부 초대내각 인사청문회 슈퍼위크 개막
첫날 여가부·과기정통부·해수부·통일부 장관 후보자 검증

이재명 정부 첫 장관 후보자들을 검증하는 인사청문회가 14일 국회에서 막을 올렸다. 여야는 이날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후보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왼쪽부터)를 대상으로 한 청문회가 시작되자마자 불꽃 튀는 신경전을 펼쳤다. 뉴시스

 이재명 정부 첫 장관 후보자들을 검증하는 인사청문회 슈퍼위크가 막을 올린 14일 청문회장 곳곳에서 산회를 선포하거나 정회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등 잡음이 일었다.

 

 여야는 이날 오전 여성가족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해양수산부, 통일부 등 4개 부처 장관 후보자들의 청문회가 시작되자 마자 불꽃 튀는 신경전을 펼쳤다.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를 검증해야 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여야 의원들이 착석한 지 약 5분 만에 개의 절차가 중단됐다.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날 오전 10시 인사청문회 시작에 앞서 방송3법 통과에 대한 항의 차원으로 ‘최민희 독재 아웃, 이재명은 협치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좌석 앞에 부착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 고성이 오갔고,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질서 유지에 방해가 된다며 오전 10시 6분쯤 산회를 선포했다. 이후 과방위는 오전 11시 22분쯤 재개됐으나 여야가 피켓 시위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약 15분만에 정회했다.

 

 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오후 1시에 속개됐다. 배 후보자는 모두발언에서 “산업의 최일선에 있었던 인공지능(AI) 전문가로서, 그리고 과학기술인으로서 현장 경험을 살려 국민이 체감하는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AI 3대 강국 도약과 국가적 AI 대전환(AX)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후 야당의 공격이 시작됐다. 배 후보자는 자신을 둘러싼 쟁점 중 하나인 병역 의무와 관련해 “정상적으로 전문연구요원으로 편입했고 회사와 상의한 것은 물론 병무청의 공식 수학 승인을 받아 박사 과정을 밟았다”고 해명했다. 폐업 회사에서 전문연구요원으로 근무할 때 평균 직원 연봉보다 많은 4100만원을 받은 데 대해서는 “최초 연봉은 3100만원으로 다른 복무자와 유사했는데, 업체경영 사정이 좋지 않아 여러 일을 할 수밖에 없었고 일당백으로 3~4인분의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연구소장이 특별히 인센티브를 줬다”고 답했다.

 

 그는 장관 후보자 지명 후에도 LG AI 연구원 원장직을 사직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회사에 사직을 의뢰했고 6월 30일 자로 퇴직 처리됐다. 퇴직금도 받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날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해수부 부산 이전 계획을 놓고 여당의 날선 지적이 이어졌다.

 

 먼저 전 후보자는 모두발언에서 “북극항로를 통해 새로운 성장 엔진을 장착하겠다”며 “그 첫 단추로 해수부의 부산 이전을 차질 없이 완수하고 관련 기관·주요 해운기업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올해 안에 해수부를 부산으로 이전하고 이를 업적 삼아서 전 후보자가 부산시장에 출마한다는 세간의 이야기가 있다”며 “부산시장에 출마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전 후보자는 “장관이 된다면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도록 하겠다”면서도 “세상일을 단정적으로 말할 수가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전 후보자의 해양 전문성도 도마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은 전 후보자가 부산 지역에 대한 이해가 깊은 만큼 해수부 부산 이전 등 현안 관리에 최적임자라고 주장했지만, 국민의힘은 “농해수위 활동이 전무하다”며 업무 적격성을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이에 전 후보자는 “부산에선 바다를 떠나선 정치할 수 없다”면서도 “더 열심히 공부하고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국민의힘이 후보자 부부의 위장전입 의혹과 가족의 태양광사업 이해충돌 논란 등을 들어 도덕성 흠결을 부각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자질 검증에 집중해야 한다고 맞섰다.

 

 보좌진 갑질 의혹이 제기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여야 신경전 속에 13분만에 정회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갑질왕 강선우 아웃’이라는 문구를 노트북에 부착하고 참석한 것이 문제가 됐다. 회의 속개 후 국민의힘은 보좌진 갑질 의혹을 직격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강 후보자를 향한 의혹들이 과도하게 부풀려졌다고 반박했다.

 

국회는 오는 18일까지 총 16개 부처 장관 후보자 및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동시다발적으로 열어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을 집중 검증한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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