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이 전성시대] 사람들은 왜 다이소와 빽다방을 찾나?

 

 고물가 시대를 맞아 초저가 생활용품점 다이소가 북적인다. 전국에 1500개 이상 매장을 보유한 다이소는 지난해 매출 3조9689억원, 영업이익 3711억원으로 1997년 출범 후 역대 최대실적을 올렸다. 회사의 슬로건처럼 ‘국민가게’가 되어가는 분위기다. 24~25일 다이소의 운영사 아성다이소 본점(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다이소 매봉역점을 찾았다. 이곳을 방문한 고객들로부터 다이소를 택한 이유를 들었다.

 

 1살 아들의 손을 잡은 30대 최소원-남현민 부부는 화장실 청소용 세정액과 양치용 컵 등을 구매했다. 매장에서 집이 멀지 않다는 부부는 “일주일에 한두 번은 방문해서 1만원 안팎으로 물건을 산다”며 “인터넷에서 주문하는 것보다 가격이 저렴한데 품질도 적당하니 자주 오게 된다”고 말했다.

 

 펫 용품 코너에서 마주친 20대 대학원생이자 반려견(토이푸들) 똘이의 보호자는 “강아지 옷과 장난감, 간식을 보고 있다”며 “평소에도 다이소에서 똘이 옷을 자주 산다. 제일 비싼 것도 5000원을 넘지 않고 직접 보고 고를 수 있어서 좋다”고 엄지를 세웠다.

 

 40대 박병재 씨는 “특별히 살 게 있어서 온 건 아니고 초등학교 3학년 딸, 2살 아들과 구경을 왔다”며 “가격 부담이 없으니 아이들이 사달라는 장난감을 하나씩 사주곤 했다. 그랬더니 언젠가부터 아빠가 다이소에 간다고 하면 무조건 따라 나오려고 한다”며 웃었다. 초등학생 사이에서 유명하다는 씨몽키(꼬마새우) 키우기 세트도 두 번이나 선물했다고 덧붙였다.

 

 인근 국악고등학교 1학년 송민준 군과 박현서 양은 “단소 연습을 하다가 단소가 부러져서 본드를 사러 왔다”고 했다. 1000원짜리 순간접착제를 골랐으나 19세 미만 청소년은 구입할 수 없다는 점원의 설명에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그 뒤 매장 이곳저곳을 돌아다닌 두 학생은 “아예 새 단소를 사려고 했는데 없는 것 같다. 오늘은 친구 것을 빌려야 할 것 같다”며 발길을 되돌렸다.

 

 외국인 손님도 눈에 띄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활동으로 최근 방한했다는 파라과이 조달청 공무원 마리아 오헤다 씨는 “숙소가 근처라 저녁식사 후 쇼핑을 나왔다. 강아지 옷과 화장품을 주로 보고 있다”며 “파라과이에도 저가 용품점이 있지만 이곳처럼 5000원 이하 균일가는 아니고 이 정도로 다양한 물건을 팔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아이브로우 펜슬과 아이섀도를 구매한 30대 김도경 씨도 “화장품은 일부러 다이소에서 산다. 용량이 작아서 들고 다니기 편하고, 이것저것 써볼 수 있으니 쉽게 질릴 일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압축봉, 전선정리 벨크로 테이프, 집게고리 같은 생활용품도 이곳에서 자주 산다. 사실 다이소 말고는 어디서 파는지 모르겠는 물건들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철물 용품이 진열된 다이소의 철물 코너. 박재림 기자

 

 다이소와 비견될 만한 가성비 브랜드로 빽다방도 있다. 커피는 한국인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소비하는 식품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인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05잔으로 하루 평균 1.1잔의 커피를 소비한다. 커피 전문점 시장 규모도 8조5661억원에 달한다. 모회사 더본코리아 대표이자 방송인으로도 활약 중인 백종원의 갖가지 논란 여파로 지난 5월 통큰 할인 마케팅을 펼치기도 한 빽다방은 이미 커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가성비 카페 브랜드로 정평이 나있다. 

 

 최근 더본코리아는 이 논란 돌파를 위해 아메리카노 한 잔을 500원에 판매하는 할인 전략을 펼치기도 했다. 여기에 수많은 소비자들이 호응하면서 더본코리아에 따르면 지난달 13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할인전으로 행사 대상 브랜드 가맹점의 방문객 수가 지난해 동기보다 65% 이상 늘었다. 6월 할인전도 흥행하면서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행사 대상 브랜드 가맹점의 방문객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7% 이상 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커피 브랜드 빽다방은 인기 음료를 중심으로 집중 프로모션을 진행한 할인전 기간에만 전년 동기 대비 방문 고객 수가 46% 증가했다. 행사 당일에는 150% 이상 늘었다.

 

 빽다방은 커피뿐만 아니라 우리 농산물을 활용한 여러 음료와 핫도그 등 간식도 판매하고 있다. 대부분 합리적인 가격대로 가성비를 좇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인기다. 서울 용산구의 한 빽다방 매장에서 커피 주문 후 기다리던 하모 씨는 “논란이 있긴 했지만 빽다방은 거의 매일 혼자서 또는 동료들과 함께 찾는 카페”라면서 “가격도 부담없고 종류도 다양해서 스타벅스 같은 고급 카페 브랜드 못지 않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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