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40여일 만에 부분 영업 재개…번호이동 시장 영향은

유심 영업은 무상 교체 완료되는 20일 이후 재개 예상

SK텔레콤이 정부 행정지도에 따라 신규 영업을 중단한 지 40여일 만에 부분 영업을 재개했다. 향후 번호이동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서울 시내 휴대전화 판매점에 이동통신 3사 로고가 걸려있다. 뉴시스

 SK텔레콤의 신규 영업이 일부 재개된다. 당국의 행정지도를 받고 신규 가입 업무를 중단한 지 40여일 만이다. 이심(eSIM)을 시작으로 유심 무상 교체가 마무리되는 이번주 중 유심 업무도 재개될 전망이다. 다음달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가 예고돼 있어 통신 3사간 가입자 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전국 2600여개 T월드 매장에서 이날부터 이심을 이용한 신규 가입 업무를 시작했다. 유심이 단말기에 직접 끼우는 방식이라면, 이심은 스마트폰에 내장된 가입자 식별 모듈이어서 물리적 재고를 고려할 필요가 없다.

 

 지난 4월 유심 관련 정보가 유출되는 해킹 사고가 발생한 뒤 SK텔레콤은 유심보호서비스를 전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동시에 희망자에 한해 유심 무상 교체를 시작했다. 하지만 교체 수요가 몰리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대란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유심 부족 현상이 해결될 때까지 신규 가입자 모집 및 SK텔레콤으로의 번호이동 업무를 전면 중단하라는 행정지도를 지난달 5일자로 내렸다.

 

 부분 영업 재개가 결정된 데는 유심 교체가 막바지에 이른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까지 유심을 교체한 인원은 누적 807만명, 잔여 예약자는 182만명이다. SK텔레콤은 지난주까지 유심 190만개를 확보했으며, 이번주 중 160만개를 더 확보할 방침으로 보유 물량도 충분하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이 1차 완료 시점으로 제시한 오는 20일이면 예약자 전원에 대한 유심 교체가 완료되고, 유심 업무도 곧장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임봉호 SK텔레콤 MNO사업부장은 최근 일일 브리핑에서 “유심 교체를 1차적으로 마무리하는 시점은 오는 20일이 될 것 같다”며 “안내를 받은 뒤 1주일 내에 방문하지 못하더라도 바로 교체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유심 재고가 확보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해킹 사고 이후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본 만큼 SK텔레콤도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해킹 사태로 인해 소비자 신뢰가 하락한 가운데 신규 영업까지 막히면서 지난달 SK텔레콤에서 타 통신사로 이동한 가입자 수는 45만명에 육박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SK텔레콤에서 KT로 19만6685명, LG유플러스로 15만8625명이 넘어갔다. 알뜰폰으로도 8만5180명이 유출됐다.

 

 SK텔레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한다면, 경쟁사에서도 방어에 나설 가능성이 커 보조금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영업 재개를 의식해 KT와 LG유플러스가 일부 판매점을 통해 지난 주말부터 번호이동 가입자에게 대규모 보조금을 지급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다음달 22일에는 단통법 폐지로 보조금 상한선이 사라져 시장 과열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은 해킹 사고 이후 유출된 가입자를 만회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전개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우선은 가입자 위약금 면제, 판매점 보상 같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먼저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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