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21분의 혈투. 안세영(삼성생명)이 끝내 정상에서 포효했다. 짜릿한 역전 드라마로 인도네시아오픈을 제패했다.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세계 1위)은 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인도네시아오픈 결승전에서 왕즈이(중국·2위)를 2-1(13-21 21-19 21-15)로 물리치고 최고의 자리에 섰다.
올해 5번째 우승컵이다. 안세영은 올해 말레이시아오픈을 시작으로 인도오픈과 오를레앙 마스터스, 전영오픈에서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을 앞세워 4연속 우승의 위엄을 보였다.
이후 부상으로 잠시 쉼표를 찍은 후 지난달 수디르만컵(세계혼합단체선수권대회)에서 복귀전을 치른 안세영은 직전 싱가포르오픈 8강에서 라이벌 천위페이에게 덜미를 잡혀 올해 첫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곧바로 나선 이 대회에서 우승컵을 거머쥐며 뜨겁게 비상했다.
인도네시아오픈 우승컵은 4년 만의 탈환이다. 2021년 대회에서 우승한 안세영은 2022년 8강 탈락, 2023년 4강 탈락, 2024년 준우승을 기록하면서 번번이 미끄러졌지만 다시 한번 최고의 자리에 섰다.
이번 대회 32강전부터 준결승까지 한 세트도 내주지 않은 안세영이지만 결승 무대는 쉽지 않았다. 새로운 라이벌로 부상한 왕즈이는 강력했다. 안세영이 1세트를 내줬다. 왕즈이는 11-10에서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6득점에 성공했다. 결국 안세영이 승기를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기적의 2세트가 기다리고 있었다. 9-17까지 뒤지면서 패배 직전에 몰렸다. 하지만 안세영은 위기에 강했다. 연속 6득점으로 무섭게 따라붙었다.
기어코 18-18로 승부의 균형을 만든 안세영은 기세를 몰아 세트스코어를 1-1로 만들었다.
3세트가 되자 분위기는 안세영 쪽이었다. 9-9에서 연속 4득점으로 흐름을 손에 쥐었다. 챌린지 신청으로 판정 번복까지 끌어내면서 더욱 승부의 추는 안세영 쪽으로 기울었다. 결국 왕즈이의 마지막 클리어가 네트 밖으로 나가면서 안세영의 우승으로 끝났다.
우승을 차지한 안세영은 유니폼에 달린 태극기를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했다.
이날 우승으로 안세영은 왕즈이와의 대결에서도 강세를 이어갔다. 올해 왕즈이와 개인전 결승에서 3번 만나 모두 승리하는 기염을 토했다. 통산 전적은 12승4패로 안세영이 압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