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영화 속 37세 장동건 대통령… 현실에서 불가능한 이유는?

장진 감독의 2009년작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 포스터. 장동건 배우가 분한 극중 차지욱은 역대 최연소 대통령 타이틀을 갖고 있다. 네이버 영화 페이지 

 

 장진 감독의 2009년 개봉작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세 명의 대통령이 등장한다. 고령의 대통령, 젊은 대통령, 여성 대통령의 이야기가 차례로 이어진다. 특히 장동건이 분한 극중 차지욱 대통령은 역대 최연소 대통령이란 타이틀을 갖고 있다. 영화상에서 나이가 직접 언급되지는 않은 가운데, 개봉년도 기준 1972년생 장동건의 나이는 37세였다.

 

국내 현실에서 37세 대통령은 불가능하다. 우리나라는 대통령 선거 출마 연령 규정을 만 40세 이상으로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21대 대선 후보 중 최연소인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1985년생으로 딱 40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만 60세,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만 73세,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만 61세.  

 

 한국처럼 대선 출마 연령 기준을 40세 이상으로 잡은 나라는 독일, 필리핀 등 소수뿐이며 대부분 국가에서 18~35세 이상이면 대선 출마가 가능하다. 미국이 35세, 프랑스는 18세가 마지노선이다.

 

 이처럼 한국은 대통령 후보의 연령 제한이 강한 편이다. 초기 헌법에 없던 규정이 1952년 이승만 정권 시절 처음 도입됐다. 대통령·부통령선거법 제2조였으며, 경험과 성숙도가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1962년 박정희 정권 시절 헌법 제64조 2항에 대통령은 만 40세 이상이라는 조항을 추가했다. 명분은 국가 운영의 안정성이었다. 1987년 제67조 4항으로 선거일 기준 만 40세 이상 규정이 들어갔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방송된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나선 국민의힘 김문수, 민주노동당 권영국, 개혁신당 이준석,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왼쪽부터). 이중 최연소인 만 40세 이준석 후보는 대선 출마 연령 규정을 갓 넘겼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같은 기준 아래 역대 최연소 대통령 기록은 박정희 대통령이 가지고 있다. 1963년 5대 대선에서 만 45세 나이로 승리했다. 전두환(만 49세), 노태우(만 55세), 노무현(만 56세), 최규하∙박근혜(이상 만 60세), 윤석열(만 61세), 윤보선(만 63세), 문재인(만 64세), 김영삼(만 65세), 이명박(만 66세) 대통령이 그 뒤를 이었다.

 

 최고령 대통령은 이승만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으로 당선 당시 만 73세였다. 이 중 1924년생 김 대통령은 1971년 대선에서 만 47세 대통령이 될 수도 있었다. 당시 3선 도전에 나선 박정희 대통령에게 8%포인트 차이로 패했다.

 

 역대 대선 결과를 보면 후보자의 연령이 선거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단정적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일부 선거에서는 젊은 후보가 변화와 혁신을 내세워 승리하기도 했고, 다른 선거에서는 노련하고 경험 많은 후보가 안정감을 어필하며 당선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례들은 대선 후보의 연령 자체보다는 후보자가 가진 경험, 정책, 리더십, 그리고 시대적 요구 등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편 만 40세 이상이라는 대선 출마 연령 제한에 대해서는 꾸준히 문제가 제기돼왔다. 일부 헌법학자는 “연령 제한이 민주적 참여를 제한한다”는 비판을 제기하며 청년 정치인 배제 문제를 지적했다. 2021년 정의당 등에서 공식적으로 대통령 피선거권 연령 제한 철폐를 주장하기도 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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