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초순(1∼10일) 수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두 자릿수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미 수출이 30% 이상 급감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글로벌 관세 조치가 우리 경제의 기둥이나 다름없는 수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1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은 128억 달러(약 17조838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8% 줄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당시였던 2020년 10월 이후 4년7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특히 대미 수출이 30.4% 줄면서 총수출 감소율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중국(-20.1%), 베트남(-14.5%), 유럽연합(-38.1%) 등 주요 수출국에서도 대폭 하락했다.
품목별로 보면 10개 주요 수출품목 중 반도체를 제외한 9개 품목의 수출이 일제히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만 14.0% 증가했고 승용차(-23.2%), 석유제품(-36.2%), 선박(-8.7%) 등은 모두 줄었다.

특히 이달 초순 자동차 수출이 23.2% 줄어든 건 미국의 자동차 품목별 관세 조치의 영향이 본격화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는 지난 3월 12일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 부과를 시작으로 4월 수입 자동차에 대해 25%의 품목 관세를 매겼다. 이어 이달 3일부터는 자동차 부품으로 25% 관세 조치를 확대했다. 자동차의 대미 수출 비중이 지난해 기준 49.08%에 달하는 만큼, 미국의 관세 조치가 자동차 수출 부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달 10일까지 조업일수는 5.0일로, 징검다리 연휴로 인해 지난해 같은 기간(6.5일)보다 1.5일 짧았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감소하는 데 그쳐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대미 수출품목을 보면 석유제품, 무선통신기기 등만 늘고 나머지는 대부분 감소했다.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베트남 수출 감소도 관세 정책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국가별 일평균 수출을 따로 산출하진 않는다. 10일까지 수출 감소엔 조업일수 영향이 가장 크고 5월 수출 증감 여부를 전망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