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브리드차가 현대자동차·기아의 실적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선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차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차 시장이 연평균 성장률(CAGR) 7.3%를 기록해 4439억1000만 달러(약 581조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도 하이브리드차가 대세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새로 등록된 하이브리드차(수입차 포함)는 39만4613대에 달했다. 2023년(30만9164대)보다 27.6% 증가한 수치다.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차가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겪는 틈을 타 하이브리드차가 일종의 대체재로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더해 고유가가 지속하면서 연비 효율이 뛰어난 하이브리드차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도 하이브리드차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24일과 25일 양일간 열린 현대차·기아의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친환경차 판매 실적이었다. 현대차·기아의 올해 1분기 친환경차 판매량은 각각 21만2426대, 17만4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4%, 10.7% 증가했다. 하이브리드차가 친환경차 실적을 견인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 기간 각각 13만7075대, 10만4000대를 팔았다. 그 결과 현대차 전체 판매에서 하이브리드차 비중은 역대 최고인 13.7%까지 뛰어올랐다. 기아도 전체 판매 중 하이브리드차 비중이 13%에 이른다. 고수익 차종인 하이브리드차가 많이 팔리면서 현대차와 기아는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차 제품군을 계속 늘리며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올해부터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만 출시한다는 기존 계획을 수정하고, 내연기관 모델 전체에 하이브리드 옵션을 추가하기로 했다. 현대차와 기아 역시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또 현대차그룹은 최근 성능과 연비를 개선하고, 전동화 특화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공개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신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소형부터 대형, 럭셔리 차종까지 다양한 하이브리드 모델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