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균일가 생활용품점 아성다이소가 지난해 4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거두며 ‘국민 가게’로서 위상을 입증했다. 장기화된 불경기로 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최소 500원부터 최대 5000원까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상품을 다채롭게 선보인 것이 주효했다. 뷰티와 의류까지 상품군을 확장한 다이소는 CJ올리브영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외국인 관광객 필수 방문 코스로 부상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다이소의 지난해 매출액은 3조9689억원으로 전년 대비 14.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711억원으로 41.8% 뛰었다.
다이소의 연간 매출은 2021년 2조6000억원에서 2022년 2조9000억원으로 증가했으며 2023년에는 3조4604억원을 기록하며 3조원 고지를 밟았다. 이어 지난해 3조9689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영업이익은 2021년 2838억원에서 2022년 2393억원으로 떨어졌으나 2023년 2617억원으로 오른 뒤 지난해 3000억원을 넘었다.
다이소는 이번 호실적에 대해 “고물가로 소비가 양극화되면서 가성비 높은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시즌·시리즈 등 전략 상품이 인기를 끌며 지난해 매출이 증가했다”며 “영업이익은 매출 증가와 규모의 경제를 통한 매출 원가율 감소 등에 힘입어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이소는 1997년 서울 천호동 1호점을 시작으로, 최대 5000원이 넘지 않는 금액에 다양한 생활용품을 판매하며 성장해왔다. 매장 수는 지난해 기준 1500여개까지 늘었다.
특히 최근에는 생활용품에 이어 화장품과 의류 품목을 확대하며 젊은 소비자들의 유입이 크게 늘었다. 온라인 상에서는 다이소 화장품 꿀조합 등의 팁이 확산하고 있으며, 화제의 아이템을 구매하기 위해 온라인 몰에서 재고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대기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VT 리들샷, 메디필 랩핑마스크, 닥터오라클 큐어소나 등이 대표적이다.
다이소에 입점한 뷰티 브랜드는 초반만 해도 인디 브랜드가 대다수였으나 최근에는 아모레퍼시픽의 에뛰드,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 등 대기업 브랜드도 진입하고 있다. 다이소가 운영하는 뷰티 용품 브랜드 수는 지난해 말 기준 60여개로, 상품 수는 500여종에 이른다.
다이소가 쏘아 올린 공은 유통업계로 확산했다. 최근 CU, GS25 등 편의점에서도 3000원 스킨케어 제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서울 명동, 성수동, 홍대입구 등 관광지에 위치한 다이소 매장의 뷰티 코너는 가성비 K-뷰티 제품을 구매하려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다이소가 지난 2월부터 종근당건강, 대웅제약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을 3000원 또는 5000원에 판매하기 시작한 것도 큰 화제를 모았다. 대한약사회가 “다이소에서 유통되는 건기식이 약국보다 무조건 저렴한 것으로 오인하고, 이로 인해 약국에 대한 오해와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내는 등 해프닝이 있었지만 다이소표 건기식 역시 없어서 못 구하는 인기 상품이 됐다.
다이소는 지난달부터 서울 강남과 서초, 송파 등 일부 지역에서 퀵커머스 서비스인 오늘배송을 시범 도입하며 소비자 편의성까지 강화하고 나섰다. 다이소몰을 통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주문하면 4시간 이내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다이소 관계자는 “올해도 모든 고객이 만족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과 높은 품질, 가성비 높은 균일가 상품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는 매장과 물류 시스템을 갖추고자 회사의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균일가 생활용품 판매업의 기본에 충실한 경영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