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NOW] BYD, 한국 시장이 만만해? 출발부터 中전기차 진입 적신호

지난 1월 중국 BYD 승용 브랜드 론칭 미디어 쇼케이스 행사에서 조인철 BYD 코리아 승용부문 대표가 차량들을 소개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시장이 만만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 연이어 중국 자동차업체의 진출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가장 먼저 문을 두드린 중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비야디(BYD)가 처음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BYD는 아토3 모델에 대해 고객 인도를 개시했어야 하는데 여전히 국내 출고 대수 0대에 머물러 있다. BYD는 수입절차에서 가장 기본적인 인증 단계부터 논란을 일으켜 한국시장에 대한 준비 미비라는 오명을 씻을 수 없게 됐다.

 

2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BYD코리아가 국내 정식 출고해 구매자에게 인도한 차량은 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출고가 더뎌지는 이유는 보조금 산정이 불가능해서다. BYD의 아토3 모델엔 올해부터 강화된 환경부 전기차 보조금 지급 심사 기준의 필수항목 가운데 하나인 SoC(State of Charge) 기능이 빠졌다. 해당 기능이 미비할 경우 국고 보조금 산정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앞서 BYD가 대대적으로 광고했던 3000만원대 가격으로 구매가 불가능하다.

 

SoC란 차량 내 배터리의 전기 충전량 총합에 대한 정보를 외부 충전기에 전송해주는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배터리 온도 및 안전 상태, 주행가능거리 등의 정보를 나타내주는 전송 소프트웨어다. 환경부는 지난해 인천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사건으로 인해 올해부터 SoC에 대한 심사를 대폭 보강했다. SoC가 배터리 과충전 예방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배터리 전기차 제조사에 필수 요소로 요구하는 것이다. 이에 BYD는 향후 1년 이내에 SoC 기능을 한국 소비자에게 무상 업데이트해주겠다는 확약서를 환경부에 제출했지만 환경부가 이를 수락할지는 알 수 없는 상태다.

 

이로써 올해 1∼3월 국내에 판매 목적으로 들여온 아토3 물량은 평택항에서 수개월째 대기 중이다. 이에 외부 주차장에서 비나 바람으로 인한 각종 부식 우려마저 나오면서 사전 계약자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중국에서는 최근 신형 아토3 부분변경 모델까지 나오며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결국 사전 계약자와 딜러사 모두 BYD에 뒤통수를 맞은 격이다.

 

그런데도 잇따라 중국 자동차업체들의 국내 진출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연내 한국에 출범하기로 발표한 지커(Zeekr)를 비롯해 중국 5대 완성차 중 하나인 창안자동차(Changan Auto)와 신생 전기차 샤오펑(Xpeng) 역시 진출 준비를 공식화했다.

 

지리자동차그룹 산하인 지커는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를 표방한 업체로 지난달 28일 지커 인텔리전트 테크놀로지 코리아 주식회사(지커코리아)란 상호로 한국법인을 등록했다. 또한 지커 상표에 대한 국내 등록도 마친 것으로 확인됐으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7X에 대한 상표 출원을 한 만큼 초기 모델로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철저한 계획 없이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가 BYD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인 BYD가 한국시장에 대한 어설픈 준비로 출고조차 못 하고 있는 상황을 반면교사 삼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며 “철저한 대비 없이 한국시장을 재고 처리 용도로 여긴다면 큰코다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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