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국내 시총 1위 삼성전자를 이끄는 이재용 회장이 20일 청년 취업 지원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 앞서 회동을 갖기로 해 이목이 쏠린다. 이들은 청년 취업문제를 비롯해 반도체, 트럼프 행정부 대응 및 입법 현안 등 다양한 주제로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역삼동 소재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아카데미(SSAFY·사피) 멀티캠퍼스에서 이뤄진다. 사피는 삼성이 청년들의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무상으로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서울, 대전, 광주, 구미, 부산 등 전국 5곳에서 운영 중이다.
우선 이날 청년 취업 지원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선 이 대표와 이 회장이 사피 멀티캠퍼스 교육생들과 격의 없는 대화와 토론을 나눌 예정이다. 두 사람은 간담회를 마친 뒤 강의실을 찾아 교육생들을 격려하는 시간도 진행할 예정이다.
간담회에 앞서 이 대표와 이 회장은 별도의 회동을 갖는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이 대표를 비롯해 진성준 정책위원회 의장, 조승래 수석대변인, 이해식 당대표 비서실장, 김태선 당대표 수행실장이, 삼성전자 측에서는 이 회장과 임원진이 참석한다.
이 자리에선 우선 청년 취업문제를 주제로 논의가 오갈 전망이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사피 수료생 가운데 약 7000여명이 국내외 기업 1700여 곳에 취업했다. 삼성은 16개 계열사가 2025년 상반기 공채를 진행 중이기도 하다. 1993년 국내 최초로 대졸 여성 신입사원 공채 제도를 신설하고, 1995년에는 입사 자격요건에서 학력을 제외하는 등 관행적 차별을 없애기도 했다. 이 대표는 삼성의 기여를 치켜세우며 청년 채용에 보다 힘써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이 반도체특별법의 조속한 통과를 이 대표에게 요청할지도 관심을 끈다. 반도체 특별법은 시설 투자에 따른 세액 공제 등 세제혜택 강화, 국가차원의 반도체 인프라 구축, 반도체 관련 인력 양성 등이 골자다. 현재 연구개발(R&D) 인력의 주 52시간 근로시간 상한 폐지를 둔 여야간 입장차로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신행정부의 관세 정책 및 칩스법 축소에 따른 위기 극복 방안을 둔 논의도 있을지 주목된다. 실제로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2월20일 삼성전자에 반도체 보조금 47억4500만 달러만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는 당초 예정된 지원금보다 26%나 줄어든 규모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회복과 성장의 물꼬를 틀 수 있도록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