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뛰어넘을 산업계 신사업] 자동차·건설업계 돌파구 키워드는 수소

현대차 관계자들이 수소전기차 콘셉트 이니시움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국내 주요 산업계가 2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적용 움직임에 따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미국만 바라볼 수는 없다. 자동차업계와 건설업계가 최근 2025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대한 의지를 강력히 드러내면서 돌파구 전략을 마련할 전망이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은 일찌감치 수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수소산업 진출 준비를 해오면서 승용이나 트럭 등 수소차 양산 부문에서 세계 산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잠시 잊혀지는가 했던 수소 산업이 올해 현대차그룹의 화두로 재차 떠올랐다. 계열사인 현대건설도 올해 본격적인 수소에너지 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 재계 관계자는 “요즘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도 심각하지만 무엇보다 중국이 우리가 경쟁력이 있는 분야에서 거의 대부분을 따라잡은 상황에서 새로운 먹거리가 시급하다”면서도 “현대차그룹이 그나마 하이엔드급 혁신에 나선 것이 수소 분야로 세계에서는 선두급이라 앞으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현대차, 수소 생태계 주도권 거머쥔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20일 주총에서 수소 사업 및 기타 관련 사업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첫 수소차 투싼ix를 양산했을 정도로 해당 분야에서 정통한 업체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이후 수소차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 주총을 통해 현대차가 수소 생산부터 활용까지 글로벌 수소 생태계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현대차는 올 상반기 두 번째 수소전기차 상용화 모델인 이니시움을 출시할 계획이다. 앞서 첫 수소전기차 상용화 모델인 넥쏘를 출시한 2018년 이후 7년 만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업체들이 수소전기차를 꾸준히 내놓고 있는 가운데 이번 출시를 통해 현대가 수소차 선배다운 진면목을 보여줄지 관심사다.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부문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울산 수소연료전지에서 화학 공정(스택 제조)과 조립 공정(시스템 제조)을 통합해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생산 시스템을 구축한다. 해당 시스템에서 생산한 수소전지를 통해 현대자동차 수소차 라인업(넥쏘, 일렉시티 수소버스, 수소트럭)에 적용할 예정이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는 오랫동안 수소에 공들여왔을 정도로 수소차를 전기차 다음 단계로 일찌감치 준비해왔다”며 “자동차뿐만 아니라 수소연료전지 부문도 주도권을 거머쥐겠다는 의지가 돋보인다”고 말했다.

 

부안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 조감도. 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 돌파구 키워드도 수소

 

현대차뿐만이 아니다.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새로운 분야로도 수소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  

 

건설업계 맏형 격인 현대건설이 올해 처음 본격적으로 수소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다. 20일 예정된 주총에서 정관 사업목적에 수소에너지사업을 추가하고 2027년까지 370조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수소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현대건설은 대규모 수소플랜트 EPC(설계∙조달∙시공) 역량을 확보하고 관련 사업 기회를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현대건설은 연내 약 40억원을 투자해 원전 연계 수전해 실증, 바이오가스 에너지화 실증 및 해외 그린수소 생산사업 FEED(기본설계)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후 2033년까지 약 240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수소플랜트 EPC 역량을 강화하고 사업개발 투자 및 사업영역 확대를 지속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차원의 수소 밸류체인 확대에 따라 시너지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다. 현대차그룹은 2040년까지 수소 에너지의 대중화를 이루고 수소사회 실현에 기여하겠다는 수소비전 2040을 공표한 바 있다. 현대건설은 2016년 충주음식물바이오에너지센터를 준공하고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이 시설은 쓰레기를 처리해 추출한 바이오가스를 원료로 수소를 생산한다. 올해에는 전북 부안군에 국내 최초 수전해 기반 수소 생산기지도 준공할 예정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수소에너지 사업은 탄소중립 실현의 핵심”이라며 “현대건설은 그룹사와 협력해 밸류체인 전반의 경쟁력 확보를 목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원∙이정인 기자 jkim@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