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향력 키우는 쿠팡이츠…‘부동의 1위’ 배민 적수 만났다

쿠팡이츠 1월 이용자 수 1000만명 돌파
와우 멤버십 기반 무료배달 적중
배민, ‘배민클럽’ 지역 확대·앱 개편으로 추격 발판

쿠팡이츠가 와우 회원 대상으로 무료 배달 서비스 제공 효과로 업계 2위로 등극하며 배달의민족의 대항마로 부상했다.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 배달앱 3사 스티커가 붙어있는 모습. 뉴시스

 배달의민족(배민)의 독무대나 다름없었던 국내 배달앱 시장이 2파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와우 멤버십 회원을 거느린 쿠팡이츠가 요기요를 제치고 확고한 2위로 올라서며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규모 면에서는 배민이 여전히 압도적이지만, 성장세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6일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이츠 월간활성이용자(MAU)는 1002만명으로 전월(963만명)보다 39만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전(553만명)과 비교하면 무려 449만명(81%) 늘었다.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민의 지난달 MAU는 전월대비 18만명 늘어난 2261만명으로 쿠팡의 2배 수준이다. 다만 배민의 경우 전년 동월(2245만명)과 비교하면 오히려 16만명 줄었다.

 

 쿠팡이츠는 카드 결제 금액에서도 배민과 격차를 좁혔다. 배민은 지난해 1월 1조400억원에서 12월 9588억원으로 7.8% 줄어든 반면, 쿠팡이츠는 2700억원에서 5878억원으로 117.7% 증가했다.

 

 쿠팡이츠가 불과 1년만에 2배 가까운 성장을 이룬 배경은 구독 멤버십에 있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3월 일부 지역에서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무료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고, 같은 해 5월 이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와우 회원은 주문 횟수, 거리, 금액 등에 상관없이 무제한으로 무료 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쿠팡이 2018년 론칭한 와우 멤버십은 무료 로켓배송과 무료 반품 혜택을 앞세워 회원 유입에 속도를 붙였다. 이후 쿠팡은 2021년 12월 4990원으로 한차례 요금을 인상했다. 쿠팡의 자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 론칭과 맞물린 시점이었다. 지난해 8월에는 7890원으로 재차 인상을 단행해 ‘탈(脫)쿠팡’을 부추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티메프 미정산 사태’ 등에 힘입어 오히려 이용자 수는 늘어났다. 현재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은 1400만명에 이른다.

 

 쿠팡이 불을 붙인 구독 경쟁은 배민, 요기요로 확산됐다. 배민은 지난해 6월 구독 서비스 ‘배민클럽’을 론칭했다. 쿠팡이츠와 마찬가지로 가입자에게 알뜰배달(다건배달)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며, 한집배달(단건배달)은 배달비를 할인해준다. 배민클럽 구독료는 월 3990원이지만 프로모션 기간인 지금은 월 1990원만 내면 된다.

 

 요기요는 2019년 업계 최초로 정기 할인 구독 서비스 ‘슈퍼클럽’을 선보였으며, 2023년 5월에는 무제한 무료 배달 구독 서비스 ‘요기패스X’를 출시했다. 요기패스X의 최초 가입비는 9900원이었으나 2023년 1월 4900원, 지난해 4월 2900원으로 두 차례 인하해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배민이 배민클럽 적용 지역을 전격 확대하고 앱 사용성 개편 계획까지 밝히는 등 소비자 친화적 정책을 전개하면서 쿠팡이츠와의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기존에는 서울, 경기도 일부, 인천, 부산, 울산, 대구, 대전, 광주, 세종 등 수도권과 주요 광역시에서만 배민클럽을 이용할 수 있었다. 지난 4일부터는 강원도, 경상남도, 경상북도, 전라남도, 전라북도, 제주도, 충청남도, 충청북도의 주요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소비자들이 불만을 제기해 온 동일 가게 중복 노출 문제도 해결한다. 현재 배민에서는 이름과 주소가 같은 가게여도 배민배달(OD), 가게배달(MP) 등 배달 방식에 따라 별도로 노출돼 혼선이 있었다. 배민은 가게 통합 개편에 착수했으며 다음달 7일 세종시를 시작으로 순차 적용할 예정이다.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이와 관련해 “필요한 것을 즉시 배달 받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 고객 주문 경험을 그 누구보다 편리하고 저렴하게 제공해 올해는 배민을 다시 성장의 궤도에 올려놓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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