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우리 증시는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경감하면서 2500선을 회복할지 주목된다. 하지만 트럼프 2기 내각이 빠르게 결정됨에 따라 대외정책 리스크가 확대되는 점은 하락 요인으로 지목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8.76포인트(1.95%) 하락한 2455.91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16.20포인트(2.33%) 내린 678.19에 장을 종료했다.
지난주 국내 증시는 트럼프 정책 리스크가 이어지면서 2500선에서 공방을 지속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 직후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며, 중국에도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 비벡 라마스와미가 반도체법(CHIPS Act)에 따른 반도체보조금 지급을 모두 재검토할 것이라고 시사하면서 지난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만 소프트웨어 업종의 강세는 두드러졌다. 지난달 27일 네이버 주가는 9개월 만에 20만원선을 회복했다.
이번 주 국내 주식 시장은 미국 연말 쇼핑시즌과 맞물려 유통업체의 실적 상승이 기대된다. 다만 고금리와 누적된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전반적인 소비 호조보다는 특정 분야·유통업체로 수혜가 집중되며 기업들 간 양극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보효율부 수장을 비롯한 트럼프 측이 반도체법 보조금 재검토에 대한 입장 밝히면서 아직 보조금 받지 못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종의 약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12월 밸류업 지수 리밸런싱과 배당 기대감 유입되며 금융업 및 통신업 강세가 나타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로 증시 수급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28일 한국은행은 내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췄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로 하향 조종함으로써 경기 둔화에 대응한 금리 인하임을 명확히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수 부진으로 침체돼 있는업종 중 개선 가능성이 있는 분야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트럼프 캐비닛 인선은 무역 갈등 등 트럼프 2기 리스크를 지속시킬 공산이 크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미국 외 분야에서 기회를 엿봐야 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달 중국 중앙경제공작회의, 연말 배당 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당선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국내 주식 시장에서 상승 여력이 있는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준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대부분 업종이 장기 추세에서 이탈하거나 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코스피 역시 장기 추세의 흐름을 추종하다가 3분기부터 하락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